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들으면 좋은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자 한다.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 정말 반려동물에게 좋을까?
반려동물에게는 클래식 음악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개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짖기나 물기 같은 스트레스 행동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2002년 동물행동학자 데보라 웰스의 연구에 따르면, 유기동물 보호센터의 개들은 다른 소리 자극보다 클래식 음악을 들었을 때 휴식 시간이 늘어나고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헤비메탈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는 짖는 시간이 확연히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있었다. 한국동물매개심리치료학회는 클래식과 하드 록 음악에 따른 동물의 혈압 변화를 관찰했는데, 하드 록의 시끄러운 소리가 동물들의 혈압을 높이는 소음 스트레스로 작용한 반면, 상대적으로 소리 크기가 작은 클래식 음악은 혈압을 소폭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 역시 클래식 음악에 더 안정감을 느낀다. 포르투갈 리스본대 연구팀이 수술 중인 고양이에게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 결과,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호흡과 동공 크기가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음악 장르보다 중요한 것: '소리의 크기'와 '변화'
하지만 이 연구 결과들이 클래식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소리의 크기'이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청각을 가졌다. 개는 사람의 2배, 고양이는 3배가 넘는 고음역대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클래식 음악이라도 소리가 너무 크거나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다면 동물에게 오히려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토벤 교향곡 5번 4악장처럼 갑자기 큰 소리가 터져 나오는 음악은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음악을 고를 때는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 볼륨은 너무 크지 않게 조절하기
- 갑작스러운 악상 변화가 적은 곡 선택하기
- 반복적인 리듬이나 복잡한 악기 구성은 피하기
반려동물을 위한 클래식 추천 플레이리스트
다음은 반려동물에게 들려주기 좋은 편안한 클래식 음악 목록이다(작곡가 가나다순).
- 그리그 - 홀베르그 모음곡(Holberg Suite) 중 2악장
- 막스 리히터 - 꿈(Dream)
- 말러 - 교향곡 5번 4악장(피아노 편곡 버전)
-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Piano Concerto) 21번
- 바흐 - G 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
-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중 아리아(Aria)
- 바흐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 Concertos)
- 베토벤 - 교향곡 6번 ‘전원’(Pastoral)
- 브람스 - 인터메조(Intermezzo) Op.117 1번
- 쇼팽 - 전주곡 1번(Prelude Op.28)
- 슈만 - 가곡 ‘연꽃’(Die Lotusblume)
- 스크랴빈 - 5개의 전주곡(5 Preludes) 중 4번
- 아르보 패르트 -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
- 에릭 사티 - 3개의 사라반드(3 Sarabandes)
이 외에도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반려동물 음악' 등을 검색해 더 많은 곡을 찾을 수 있다.
특별 추천: 고양이만을 위한 음악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위해 특별히 작곡된 음악을 소개한다.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데이빗 타이(David Teie)는 2016년, 고양이를 위한 음반을 발매했다. 이 음반에는 고양이가 어릴 때 어미에게서 듣던 가르랑거리는 소리(purring)나 쭙쭙이 소리(suckling)와 유사한 음역대의 소리들이 담겨 있다.
실제로 데이빗 타이가 작곡한 ‘Scooter Bere’s Aria’ 같은 곡을 들려주면 고양이가 편안하게 잠드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쯤 들려줘 보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