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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칼라스, 벨칸토를 되살린 목소리의 생애

1949년 1월,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 마리아 칼라스는 여드레 전 바그너의 발퀴레 에서 무장한 여전사 브륀힐데를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청교도인들의 엘비라를 부르기로 했던 소프라노가 갑자기 병으로 쓰러졌고, 대신할 가수를 구하지 못한 극장은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에게 매달렸습니다. 세라핀이 떠올린 이름은 바로 며칠 전 브륀힐데를 부른 칼라스였습니다. 무겁고 육중한 바그너의 여신에서 가볍고 섬세한 벨리니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그것도 엿새 만에 옮겨 가라는 요구였습니다. 1월 19일, 칼라스는 그 자리에 섰고 성공적으로 청교도인들 의 엘비라를 불렀…

칼라스 노르마 녹음 비교, 1954·1955·1960년은 어떻게 다른가

같은 배역, 같은 가수인데 녹음마다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르마 가 그렇습니다. 칼라스는 이 배역을 스튜디오에서 두 번, 무대 실황으로도 여러 차례 녹음으로 남겼습니다. 1954년과 1960년 사이에는 6년이 있고, 그 사이에 1958년 로마의 스캔들이 있었습니다. 세 기록을 나란히 놓고 들으면 같은 악보가 한 사람의 목소리 안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들립니다. 칼라스의 노르마, 한눈에 보기 • 1954년 스튜디오(EMI): 지휘 툴리오 세라핀 · 폴리오네 마리오 필리페스키 · 아달지사 에베 스티냐니 · 오로베소…

벨리니 노르마, 카스타 디바는 원래 이런 목소리였다

드루이드 여사제가 달의 여신에게 평화를 비는 노래, 카스타 디바(Casta diva) 는 지금도 소프라노 리사이틀의 마지막 곡으로 가장 많이 불립니다. 그런데 이 선율을 처음 부른 가수는 지금 우리가 듣는 것과 다른 자리에서 이 곡을 불렀습니다. 조성이 달랐고, 목소리의 성질도 달랐습니다. 벨리니 가 실제로 쓴 노르마는 오늘날 익숙한 노르마보다 한 음 높고, 한 겹 더 부드러운 목소리였습니다. 작품 한눈에 보기 •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 • 장르: 2막 서정비극(tragedia lirica)…

글렌 굴드 생애와 음악, 콘서트 무대를 떠나 스튜디오를 택한 피아니스트

1964년 4월 10일, 로스앤젤레스의 작은 극장 윌셔 이벨 극장의 무대에서 한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마치고 인사를 합니다. 서른한 살, 이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이날 이후 다시는 대중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은퇴를 알리는 기자회견도, 고별 투어도 없었습니다. 그는 그냥 무대에 서지 않았을 뿐입니다. 글렌 굴드(Glenn Gould, 1932~1982)는 이 결정 하나만으로도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이례적인 경력을 만든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갑작스러운 변덕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 몸에 익힌…

엘가 사랑의 인사, 선물이 아니라 답장이었다

결혼식장 에서, 광고에서, 드라마의 다정한 장면에서 이 선율이 흐릅니다. 에드워드 엘가 의 《사랑의 인사》 Op.12입니다. 3분 남짓한 짧은 곡이고, 대개는 이렇게 소개됩니다. 가난한 무명 작곡가가 약혼자에게 줄 선물을 살 돈이 없어 음악을 대신 지어 바쳤다고. 그런데 자료를 열어 보면 순서가 하나 어긋납니다. 먼저 건넨 사람은 엘가가 아니라 앨리스였습니다. 이 곡은 선물이 아니라 답장입니다. 1888년의 엘가는 지방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던 무명의 음악가였다. 이 곡은 그의 초기 대표 소품이 된다. 곡 한눈에 보기 •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E…

모차르트 K.331 터키 행진곡 — 소나타에 소나타 형식이 없는 이유, 그리고 2014년 자필악보가 바꾼 한 음

많은 사람이 이 곡 하면 먼저 짧고 경쾌한 리듬을 떠올립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 선율만큼은 어디선가 들어봤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리듬은 이 곡이 시작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맨 마지막 3악장, 알라 투르카(Alla turca), 곧 '터키풍으로' 연주하라는 대목의 리듬이고, 터키 행진곡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이 곡,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가장조 K.331은 정작 느리고 우아한 안단테 그라치오소로 조용히 문을 엽니다. 그런데 정작 이 곡을 감상 목록에 올려놓고도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K…

멘델스존의 지갑 사정, 돈이 치워준 자리에 그는 무엇을 두었나

✍️ 다시채 · 2026년 7월 18일 · 클래식 음악 / 작곡가 지갑 사정 시리즈 인물 한눈에 보기 • 인물: 펠릭스 멘델스존 (Felix Mendelssohn Bartholdy, 1809–1847) • 집안: 아버지 아브라함 멘델스존(베를린 은행가),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계몽주의 철학자) • 일요 음악회: 1822년 무렵 시작, 1825년 가족이 라이프치거 거리 3번지로 옮긴 뒤 더 유명해짐 • 소년기 작품: 현악 교향곡 12곡(1821–23, 단악장 포함 13곡으로 소개되기도 함), 현악 8중주 Op.20(182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