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에서는 커튼콜과 앙코르를 흔히 볼 수 있다. 커튼콜과 앙코르 각각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커튼콜(Curtain Call)과 앙코르(Encore)는 모두 공연이 끝난 이후 관객들과 연주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교감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커튼콜와 앙코르는 분명히 다르다.
커튼콜의 기원과 의미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커튼콜의 초기 형태로 여지진다. 17-18세기 유럽에서 오페라와 연극이 대중화되면서, 인기 있는 배우나 가수가 등장할 때 관객들이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19세기에 들어와 '커튼콜'이라는 용어가 정착되고, 극장의 막(curtain)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현대적인 형태의 커튼콜이 일반화되었다.
앙코르의 기원과 발전
앙코르는 고대 로마에서 시 낭독자가 관객들의 환호에 응답해 같은 구절을 반복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설과, 검투사 경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바로크 시대 오페라에서 특정 아리아가 큰 인기를 얻으면, 관객들이 "앙코르!"를 외치며 재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18세기 후반에 들어와 앙코르 요청이 지나치게 빈번해지면서, 일부 극장에서는 앙코르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앙코르는 관객과 연주자 간의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점차 관례화되었다. 20세기 이후 앙코르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에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커튼콜과 앙코르의 차이
공연이나 콘서트가 끝나면 관객들은 연주에 보답하기 위해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지휘자나 연주자는 인사를 하고 무대 뒤로 들어간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면 이에 화답하기 위해 지휘자나 연주자가 또다시 무대에 등장한다. 이를 커튼콜이라 한다. 즉, 커튼콜은 무대 위의 연주자와 객석의 청중이 서로에게 건네는 감사 인사다.
커튼콜과 앙코르, 그 의미와 차이점 |
커튼콜을 받으면 지휘자나 연주자는 앙코르 공연으로 보답한다. 앙코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원래 의미는 ‘다시’ 또는 ‘또 한 번’이다. 공연이나 콘서트가 끝나면 관객들은 감동의 여운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렬한 박수와 함께 “앙코르”를 외친다. 그러면 지휘자나 연주자가 화답하기 위해 추가 공연을 하는데, 이것을 앙코르라고 한다. 앙코르는 같은 곡을 다시 연주하거나, 공식 프로그램에 없던 짧은 곡을 즉흥적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앙코르 공연이 끝난 후에도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면, 다시 커튼콜이 반복되기도 한다. 몇 번의 커튼콜을 받았느냐가 그날 공연의 성공 유무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앙코르가 즉흥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점차 사전에 계획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또한 일부에서는 앙코르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역사적인 커튼콜 기록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이었던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1935-2007)는 음악회 역사상 가장 많은 커튼콜을 받은 음악가이다. 그가 1988년 2월 24일 독일 베를린 오페라하우스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주인공 네모리노 역을 맡았다. 파바로티의 노래에 감동한 청중들은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고 무려 1시간 7분 동안 박수를 보냈다. 이날 파바로티는 167번의 커튼콜을 받았다. 그의 커튼콜 기록은 기네스북에 올랐는데,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