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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Wilhelm Tell) “스위스 독립 영웅을 노래한 명곡”

  로시니(Gioachino Rossini)37세에 그의 마지막 오페라 <빌헬름 텔>을 작곡했다. 빠른 속도로 다작을 했던 로시니는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가 <빌헬름 텔>, <이집트의 모세> 같은 다른 민족의 지배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담은 오페라를 작곡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빌헬름 텔>13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억압에 맞서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스위스의 전설적 영웅 빌헬름 텔의 애국적인 활약상을 그린 오페라이다. 1797년 스위스를 여행하던 괴테는 우연히 알게 된 빌헬름 텔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써보려 하다가 친구 쉴러(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에게 넘겨주었다. 흥미를 느낀 실러는 여러 역사서를 참고했지만 스위스의 해방을 위한 투쟁사를 축소하거나 확대하여 빌헬름 텔을 더욱 부각시켰다.

 

  쉴러의 글을 바탕으로 에티엔 드 주이(Etienne de Jouy)가 대본을 써서 45장의 오페라 <빌헬름 텔>1829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원제는 프랑스 파리에서 불어로 초연되었기 때문에 <기욤 텔 Guillaume Tell>이었다. 로시니가 모국 이탈리아의 관객들을 위해서 이태리어판을 만든 것은 <굴리엘모 텔 Guglielmo Tell>이 되었고, 영국에서는 <윌리엄 텔 William Tell>로 불렸다.

 

  오늘날 <빌헬름 텔>은 오페라보다 서곡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려 5시간이 넘는 오페라에 비해 10분 남짓한 서곡은 간결하고, 또한 극 중에 나오는 폭풍우, 팡파르, 말발굽 소리, 새소리, 목가적 선율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이해하기 쉬우며,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빌헬름 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있는 사과를 맞추기 위해 조준하고 있는 이미지
빌헬름 텔 (출처 : houseofswitzerland.org)


   로시니는 서곡을 4부분으로 구성하였는데, 이는 4막짜리 오페라의 형식과 맞추기 위함이었다. 서곡은 오페라의 배경인 스위스의 풍경을 음악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1부 새벽 / 느리게(Andante)

첼로의 독주로 시작되고, 첼로 5중주로 발전되면서 스위스 산간의 온화하고 신비스러운 새벽이 묘사된다. 평화로운 스위스인의 삶을 새벽의 고요함으로 표현했다. 평화롭고 고요하지만 언제 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내포되어 있다.

 

2부 폭풍우 / 빠르게(Allegro)

  스위스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폭압이 얼마나 대단한지 폭풍우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현악기들이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음을 암시하고, 전체 관현악이 폭풍우를 묘사한다. 격렬한 폭풍우가 차츰 멀어져 가고, 팀파니가 멀리서 들리는 천둥소리를, 플루트가 바람이 잠든 산의 새들의 지저귐을 조용히 묘사한다.

 

3부 고요함 / 느리게(Andante)

  잉글리시 호른이 목동의 아름다운 피리 소리를 묘사한다. 폭풍이 지난 후의 평화로운 전원에 목동들의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호른의 가락을 플루트의 오블리가토(obligato, 빠지면 허전하고 음악적 효과가 떨어지는 보조선율)가 장식하며, 스위스에 찾아든 평화를 표현한다.

 

4 스위스군의 행진 / 아주 빠르게(Allegro vivace)

  트럼펫 독주와 관악 합주가 스위스 군대의 행진과 민중의 환호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목관이 즐거운 분위기를 노래하고, 다시 행진곡으로 돌아가 절정을 이루고 흥분과 환희의 최고조로 곡이 마무리된다.

 

  이 곡을 들을 때면 클래식에 입문하던 시절에 겪었던 착각이 떠오른다. 갑자기 너무 많은 클래식 정보를 기억하느라 그랬는지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사냥꾼들의 합창<빌헬름 텔> 서곡을 혼돈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페라의 내용이 활쏘기와 총쏘기로 각기 다른데 왜 이런 착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런 에피소드가 음악감상의 재미를 더해준다.

 

<빌헬름 텔> 줄거리

  14세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스위스에 빌헬름 텔이라는 활의 명수가 있었다. 오스트리아 총독 게슬러는 마을 광장에 자신의 모자를 걸어 놓고 모든 사람에게 절을 하도록 강요했지만, 빌헬름 텔은 이를 거부한다. 게슬러는 빌헬름 텔에게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놓고 활을 쏘아 맞히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하고, 빌헬름 텔은 군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활을 쏘아 사과를 정확하게 맞힌다. 빌헬름 텔이 숨겨둔 두 번째 화살을 발견한 게슬러는 그를 감옥에 가두려 하지만, 빌헬름 텔은 폭풍우 속에서 탈출하여 스위스를 독립시킨다. 스위스 국민의 환호 속에 스위스 군대는 개선 행진을 한다.


  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억압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듣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스위스 군대의 행진하는 부분이 압권이다. 베를리오즈는 이 서곡을 “4부로 된 교향곡이다라 평할 정도로 웅장한 선율과 극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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