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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를 유명하게 만든 오페라 나부코(Nabcco)

  베르디의 오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다. 그중에 베르디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오페라 [나부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웅은 시대가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듯, 위대한 음악도 시대가 만들어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베르디가 힘든 상황이었고 그의 조국 이탈리아도 오스트리아의 식민통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위대한 노래가 만들어졌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1813-1901)는 라 스칼라 극장과 3편의 오페라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고, 결혼한 지 불과 4년 만에 딸과 아들 그리고 아내 마르게리타도 27세의 나이에 뇌수막염으로 쓰러져 사망하게 되었다. 그는 깊은 절망에 빠져 삶에 대한 의욕조차 잃어가고 있었다. 이때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지배인 바르톨로메오 메렐리(1794-1879)가 오페라 대본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은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한 바빌로니아 왕의 비극적인 내용의 [나부코](Nabcco)였다. 훗날 베르디는 이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귀가를 서두르던 나는 메렐리가 건네주는 원고를 건성으로 받아들었다. 내 마음은 예리한 슬픔과 숨 막히는 괴로움으로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대본을 책상 위로 집어던졌다. 그 바람에 묶여 있던 원고가 스르르 펼쳐졌다. 우연히 열린 페이지에 쓰인 한 줄의 시구가 내 눈에 들어왔다.

'가라 마음이여, 항금 빛 날개를 타고!'

갑자기 가슴속으로 악상이 홀러넘쳤다."


  이 한 구절이 베르디의 음악성을 멋지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바빌론의 나부코 왕에게 사로잡힌 유대인들은 유프라테스 강가로 끌려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해가 저무는 황혼에 고향 땅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그 노래가 바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다.


가라 상념이여, 황금 빛 날개를 타고!

아아, 잃어버린 아름다운 조국이여

그립고도 애달픈 추억이여

선지자의 황금 하프여

너는 왜 말없이 버들가지에 매달려 있는가?



나부코 DVD 앞면의 이미지입니다.
나부코 DVD 앞면

  [나부코]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다. 기원전 587년 중동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던 아시리아의 네부카드네자르(나부코) 2세가 유다를 침공하고 승리하여 유대인을 강제로 이주시킨 바빌론 유수를 배경으로 한다.


  바빌로니아 왕 나부코는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곧바로 유대 왕국을 공격해 수도 예루살렘을 함락시킨다. 그런데 아버지와 함께 앞장서 싸웠던 큰 딸 아비가일레가 자신이 노예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자 절망감과 배신감에 휩싸여 쿠데타를 일으킨다.


  감옥에 갇힌 나부코가 뒤늦게 정신을 차려보니 정권은 아비가일레에게 넘어갔고, 작은 딸 페네나는 반역자로 몰려 사형장으로 끌려갈 상황이었다. 나부코는 무릎을 끓고 히브리인들의 신에게 용서를 빌며 자신이 파괴한 성전을 다시 세울 것을 약속한다. 그러자 하늘에서 기적이 일어나 히브리인들을 구하고 페네나 또한 살아난다는 내용이다.


  184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나부코]가 초연되었을 때 관객들은 전율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초연이후 8회 공연이 예정되었는데 무려 57회나 연장 공연이 되었다. 스칼라 극장에서는 베르디에게 매 시즌 한 편씩 오페라를 써줄 것을 부탁했다.


 베르디의 나부코는 두 가지 면에서 특별했다. 가장 먼저 음악적으로 당시 유행하던 벨칸토 오페라와는 결이 달랐다.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등이 만들어낸 달콤하고도 애절한 선율과 가수들의 현란한 기교를 앞세운 세련된 스타일의 오페라가 아니었다. 열정의 노래와 폭발적인 합창을 내세웠기에 투박하고 거칠었으나, 피를 들끓게 만드는 남성적인 박력과 직설적인 힘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그 당시에는 군대음악 같다는 혹평도 들었지만 관객들은 베르디의 음악에 환호성을 보냈다.


  또한 이탈리아의 정치적인 상황이 관객들과 이탈리아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식민지배를 받던 억눌렸던 이탈리아인들은 히브리 노예들의 처한 현실에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 것이다.  이렇게 이탈리아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합창곡은 지금도 이탈리아에서 '제2의 국가'로 통한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나부코]에서 아비가일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1815-1897)의 완벽한 가창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베르디와 인생을 함께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베르디의 또다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연결된다. [라 트라비아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아래의 링크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또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아래에서 얻을 수 있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감상하기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실황 영상이다. 합창단들이 어떻게 히브리 노예들의 상황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시면 감상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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