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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사 3] 아르스 안티쿠아와 아르스 노바: 중세 다성음악의 발전 완벽 정리

12세기 중반부터 르네상스 음악 이전까지 서양음악을 아르스 안티쿠아와 아르스 노바로 구분하여 간략하게 정리해 본 것이다.


아르스 안티쿠아(Ars Antiqua)

아르스 안티쿠아(Ars Antiqua)는 '옛 예술'이라는 의미로, 노트르담 성당이 지어졌던 시기인 12세기 중엽에서 13세기 말에 나타난 음악이다. 14세기 작곡가들이 이전 시대의 음악을 구분하기 위해 명명했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활동한 음악가들은 전례 없는 웅장함과 복잡성을 가진 새로운 유형의 다성음악을 창작했다. 이때부터 진정한 의미의 작곡가가 출현하였으며, 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다성음악이 크게 발달하였다. 기존의 단선율 성가(정선율)가 다성음악의 기초가 되었고, 주로 2성부에서 3성부, 나아가 4성부 작품까지 작곡되었다.

당시에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삼위일체 교리의 영향으로 3박자 계통의 리듬 선법(Rhythmic modes)을 주로 사용했다. 트로카에우스, 이암부스, 닥틸루스, 아나파에스트, 스폰데우스, 트리브라키스 등 6가지 패턴이 있었으며, 실제 연주에서는 앞의 세 가지 선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었다. 화성의 경우 완전협화음(1, 4, 5, 8도)을 중심으로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불협화음도 자유롭게 나타났다.

이 시기 주요 악곡 형식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노트르담 오르가눔 (Organum): 성 마샬 오르가눔의 영향을 받아, 테너 성부의 긴 지속음 위에서 상성부가 화려한 멜리스마(장식음)를 부르는 양식이다.
  • 콘둑투스 (Conductus): 다성 콘둑투스는 모든 성부가 거의 같은 리듬으로 진행(단음표적 진행)하며, 기존 성가를 차용하지 않고 테너 성부까지 새롭게 창작된 비전례적 음악이다.
  • 모테트 (Motet): 다성음악의 특정 부분(클라우줄라) 윗 성부에 새로운 가사를 붙이면서 독립된 악곡으로 발전했다. 프랑스어로 '단어(말)'를 뜻하는 'mot'에서 유래하여 모테트라 불리게 되었다.
  • 호케트 (Hoquet): 딸꾹질이라는 뜻으로, 한 성부가 쉬는 동안 다른 성부가 노래하여 선율을 교대로 엮어나가는 기법이다.
  • 로타 (Rota): 일종의 돌림노래(캐논) 형식으로, 같은 선율을 여러 성부가 시차를 두고 따라 부르는 형태이다.
  • 론델루스 (Rondellus): 성부 교환 기법으로, 세 개의 선율(A, B, C)을 각 성부가 순서를 바꾸어 부르는 방식이다. (예: 1성부 ABC, 2성부 BCA, 3성부 CAB)

대표적 작곡가로는 노트르담 악파의 레오냉(Léonin)페로탱(Pérotin), 그리고 13세기 후반 모테트를 발전시킨 페트루스 데 크루체(Petrus de Cruce)가 있다.


아르스 노바(Ars Nova)

14세기에 접어들며 음악가들은 새로운 리듬과 기보법의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13세기의 음악(아르스 안티쿠아)과 구분하여 14세기 프랑스 음악을 '아르스 노바(Ars Nova, 새로운 예술)'라 지칭하게 되었다. 이 명칭은 필립 드 비트리가 쓴 동명의 음악 이론서에서 유래했다. 이 시기에는 종교음악보다 세속음악이 크게 발전하였으며, 복잡하고 다양한 리듬의 분할(2분할 리듬의 인정 등)이 가능해져 순수한 의미의 창작 음악이 발달했다.

주요 선율의 역할이 최상성부(칸투스)로 이동하였고, 테너는 기초를 담당했다. 화성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협화음 위주에서 벗어나, 점차 3도나 6도 같은 불완전협화음의 사용이 증가하여 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또한 '시-라-도'로 진행하는 이중 이끌음음 종지인 이른바 '란디니 종지'가 유행했다.

아르스 노바 시기의 주요 형식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동형리듬 모테트 (Isorhythmic Motet): 테너 성부에서 일정한 리듬 패턴인 '탈레아(Talea)'와 선율 패턴인 '콜로르(Color)'를 반복하여 곡의 구조를 통일시키는 고도의 기법이 확립되었다.
  • 프랑스의 세속 형식 (정형시 형식): 발라드(aabC), 론도(ABaAabAB), 비를레(AbbaA) 등 반복되는 후렴구를 가진 다성 세속 가곡들이 유행했다. 최상성부에 아름다운 선율이 놓이고 하성부가 반주하는 짜임새가 특징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작곡가로는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필립 드 비트리(Philippe de Vitry)가 있다. 마쇼는 미사 통상문 5개 부분 전체를 단일한 다성음악으로 작곡한 최초의 인물(노트르담 미사)이며, 필립 드 비트리는 당시 부패한 사회를 꼬집는 풍자시 《포벨의 이야기(Roman de Fauvel)》에 초기 아르스 노바 모테트를 수록했다.

한편, 14세기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와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세속음악이 발달했는데 이를 '트레첸토(Trecento)' 음악이라 부른다. 정선율 기법이나 복잡한 동형리듬보다는 유려하고 화려한 선율의 흐름을 중시했다. 이탈리아의 3대 세속 음악 형식은 다음과 같다.

  • 마드리갈 (Madrigal):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다성 형식으로 통상 2성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연을 리토르넬로(Ritornello)로 끝맺는 형식이다.
  • 카치아 (Caccia): '사냥'이라는 뜻으로, 상성부 2개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캐논(모방) 형식으로 쫓아가고 가장 아래 성부는 가사 없이 자유롭게 악기로 반주하는 형태이다.
  • 발라타 (Ballata): 프랑스의 비를레와 구조가 비슷하며(AbbaA), '리프레사(Ripresa)'라는 후렴구가 맨 앞과 끝에 불렸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맹인 오르가니스트 프란체스코 란디니(Francesco Landini)야코포 다 볼로냐(Jacopo da Bologna)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