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가 1500년 동안 중요한 장르로 여기질 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 작곡된 음악도 미사에 쓰인 가사들이 많은 음악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므로 서양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사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제자들과 함께 가졌던 최후의 만찬을 상징적으로 재현한 미사(초기 원시교회에서는 ‘빵나눔’, 2-3세기에는 ‘감사기도, 감사’, 4세기에는 ‘제사, 봉헌, 성무, 집회’ 등으로 불려왔다)이다.
‘미사’(Missa, 라틴어는 ‘보내다’, ‘떠나 보내다’, ‘파견하다’의 뜻을 가진 ‘Mittere’ 동사에서 파생됨)라는 말은 폐회식 때 부르는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에서 유래되었는데, 로마시대 일반 사회에서 통용되던 것이다. 이 말은 법정에서 ‘재판이 끝났다’는 것을 선포한다든지 혹은 황제나 제후, 고관대작들을 알현한 뒤 ‘알현이 끝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었는데, 교회 안에서는 ‘거룩한 집회가 끝났다’ 또는 ‘주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을 세상으로 파견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밀라노의 암브로시우스 예배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초기에는 그리스어로, 로마 국교 승인 후에는 라틴어로 불렸다. 미사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고유문과 통상문으로 구분되는데, 미사에 있어서 어떤 부분의 가사는 1년 내내 변하지 않지만, 어떤 부분은 그 절기, 특정한 축일, 기념일에 따라 그때그때 변하게 된다.
항상 일정한 가사를 지닌 부분을 통상미사문(Missa Ordinario)이라 하고, 통상문은 미사의 뼈대를 이루는 기본적인 5개의 장으로, 미사라는 제목이 붙은 것은 반드시 키리에(Kyrie,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글로리아(Gloria, 대영광송), 크레도(Credo, 사도신경), 상크투스(Santus, 거룩하시도다), 아뉴스데이(Agnus Dei, 주님의 어린양)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반면 변하는 부분은 고유미사문(Missa Propia)이라 하며 여기에는 음악을 사용하는 6개의 장 인트로이투스(Introitus, 입당송), 그라두알레(Graduale, 층계송), 알렐루야(Alleluia, 야훼를 찬미하나이다) 혹은 븍음전노래(Tractus), 오페토리움(Offetorium, 봉헌송), 코뮤니온(Communion, 영성체송)이 있다.
미사의 제1부는 성서 낭독과 시편에 초점을 둔 말씀의 전례로서 입당송, 키리에, 글로리아, 승계송, 알렐루야, 부속송(Sequentia), 사도신경 순으로 진행된다. 입당송은 사제가 첫 단어로 그 날의 미사를 알리는 것이고, 키리에는 '자비의 찬가로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노래한다. 글로리아는 누가복음 2장 14절을 가사로 인용한 것으로 글로리아가 끝나면 본기도(Collect)를 드리고 사도서간(Epistola)이 낭독된다. 승계송은 멜리스마적(melisma, 성악곡에서, 가사의 한 음절에 많은 음표를 장식적으로 달아 표정을 풍부하게 하는 기법) 노래로 독창자가 연단에 이르는 계단에서 부른데서 유래했다. 다음은 알렐루야로 '여호와를 찬미하라'는 히브리어에서 유래되었고, 부속송은 알렐루야를 뒤따른 데서 유래했으며, 사도신경은 세례 때의 개인적인 신앙고백이다.
미사의 제2부는 미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만찬을 위한 모든 의식을 포함하며 봉헌송, 감사송(Prefacio), 주님의 어린양, 영성체송, 폐회송(Itemissa est 혹은 Bentictus) 순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실제 가톨릭의 미사를 볼 수 있는 영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Pope John Paul II, 1920-2005)는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1985년 6월 29일 성 베드로 바오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오스트리아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989)이 모차르트의 [대관식미사]를 연주하는 가운데 약 1만 명의 신자가 미사에 참석하고 약 30개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미사 중간 중간에 모차르트의 곡들이 통상미사문으로 연주되고 있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