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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사2] 서양음악의 뿌리, 미사(Missa)의 기원과 전례 구조 정리

미사가 끝날 때 사제가 외치는 말은 원래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 선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다 끝났으니 돌아가라는 해산 선언이었습니다. 서양 음악을 깊이 이해하려면 이런 미사의 정확한 기원과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미사는 약 1500년 동안 종교 음악의 중심 장르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작곡가가 그 전례 구조를 바탕으로 걸작을 남겼습니다.

미사의 기원과 구조 한눈에 보기
  • 어원: 라틴어 미시오(missio, 해산)에서 유래, 원뜻은 파견이 아니라 해산
  • 통상문(5개): 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상크투스·아뉴스데이, 가사가 항상 동일
  • 고유문: 입당송·봉헌송 등 전례력에 따라 매번 바뀌는 부분
  • 초기 다성음악: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1365년 이전), 한 작곡가가 통상문 전체를 작곡한 가장 오래된 사례
  • 현대의 예: 1985년 바티칸에서 열린 카라얀 지휘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미사(Missa)라는 말의 어원

미사(Missa)라는 말은 라틴어 미시오(missio)에서 나왔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보내다라는 뜻의 미테레(mittere) 계열 단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미사 마지막에 사제가 외치는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 선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미시오의 본래 뜻은 해산이었습니다. 로마 시대 법정이나 황제 알현이 끝난 뒤 사람들을 돌려보낼 때 쓰던 실무적인 표현이었을 뿐, 애초에 종교적 의미를 담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말이 전례 용어로 쓰인 확실한 초기 사례는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가 남긴 서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로마의 세속적인 해산 선언이 이렇게 종교적 맥락으로 옮겨 오면서, 예배가 끝났음을 알리는 전례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이테 미사 에스트를 사명을 품고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것은 후대에 덧붙은 대중적 재해석이며, 애초의 말뜻은 그보다 훨씬 단순한 해산 선언이었던 셈입니다.

초기 교회에서의 미사

초대 교회에서는 이 의식을 빵 나눔이라 불렀고, 이후에는 감사기도나 제사, 봉헌, 성무, 집회 같은 여러 이름으로도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이런 명칭이 정확히 어느 세기에 어떤 순서로 쓰였는지를 못박아 뒷받침하는 근거까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명칭이 무엇이었든, 이 의식이 예수의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며 신자 공동체의 일치를 드러내는 핵심 예배였다는 사실만큼은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통적입니다.

가톨릭 미사 장면
미사 장면

시작 예식과 말씀의 전례

미사의 전반부는 신자들이 함께 모여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고, 성경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서양 음악사에서는 이 가운데 가사가 매번 그대로 반복되는 통상문이 다성음악 작곡의 핵심 뼈대가 되었습니다.

  • 입당송(Introitus) · 고유문
  • 키리에(Kyrie, 자비송) · 통상문
  • 글로리아(Gloria, 대영광송) · 통상문
  • 층계송(Graduale) 또는 알렐루야(Alleluia) · 고유문
  • 부속송(Sequentia) · 고유문
  • 크레도(Credo,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 통상문

성찬의 전례 순서

성찬의 전례는 미사의 핵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는 의식입니다. 신자들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고 감사와 찬미를 드린 뒤 성체를 나눕니다.

  • 봉헌송(Offertorium) · 고유문
  • 감사송(Praefatio) · 고유문
  • 상크투스(Sanctus, 거룩하시도다) · 통상문
  • 아뉴스데이(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 · 통상문
  • 영성체송(Communio) · 고유문
  • 폐회송(Ite, missa est 또는 Benedicamus Domino)

미사 통상문과 초기 다성음악의 만남

미사는 단순한 종교 의례를 넘어 서양 음악 발전의 거대한 산실이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다섯 개 통상문, 곧 키리에와 글로리아, 크레도, 상크투스, 아뉴스데이는 훗날 미사곡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음악 장르로 묶여 작곡되기 시작했습니다. 통상문은 어느 날 미사에서든 가사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곡을 붙여 두면 일 년 내내 되풀이해 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실용적인 이유가 작곡가들이 유독 통상문을 대규모 음악의 재료로 삼게 된 배경으로 보이지만, 이 점을 직접 언급한 문헌까지는 확인하지 못해 합리적인 추정으로 남겨 둡니다.

이런 통일된 다성 미사곡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이 기욤 드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입니다. 1365년 이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여러 작곡가가 각기 다른 곡을 짜깁기해 만들던 이전의 관행과 달리 한 사람이 통상문 다섯 곡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작곡한 가장 오래된 완결된 사례로 꼽힙니다. 중세의 단선율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시작된 흐름은 이렇게 르네상스의 다성음악을 거쳐, 이후 모차르트와 바흐, 베토벤에 이르기까지 미사 통상문을 서양 음악의 형식과 정신을 끌어올리는 거대한 예술적 캔버스로 만들었습니다.

실제 미사 영상 예시,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1985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을 맞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 미사에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Missa in C major, K.317)를 연주했습니다. 당시 UPI 등의 보도에 따르면 추기경과 각국 외교사절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고, 약 30개국에 생중계됐습니다. 이처럼 이 미사는 신앙과 서양 음악이 한자리에서 만난 상징적인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사(Missa)라는 이름의 정확한 어원은 무엇인가요?

라틴어 미시오(missio)에서 나온 말입니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파견한다는 뜻이 아니라, 절차가 마무리되었으니 자리를 뜨라고 알리는 통보에 가까웠습니다. 이 용어를 전례에서 처음 확실히 사용한 사례로는 밀라노 주교 암브로시우스의 서한이 꼽힙니다.

Q. 이테 미사 에스트는 정말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뜻인가요?

그렇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는 후대에 붙은 대중적 재해석에 가깝습니다. 문구가 본래 담고 있던 의미는 예배가 다 끝났다는 실무적인 알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여기에 사명을 안고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종교적 뜻이 덧붙여진 것입니다.

Q. 통상문과 고유문은 어떻게 다른가요?

통상문은 미사 때마다 가사가 똑같이 반복되는 부분이고, 고유문은 그날의 전례력에 맞춰 매번 가사가 바뀌는 부분입니다. 자비를 구하는 기도부터 신앙 고백, 찬미가에 이르는 다섯 곡이 통상문에 해당하고, 입당송이나 봉헌송처럼 날마다 내용이 달라지는 나머지가 고유문입니다.

Q. 왜 작곡가들은 미사 통상문 5개를 묶어서 작곡했나요?

가사 내용이 늘 똑같았던 만큼, 곡을 한 번 붙여 두면 계절이나 절기에 상관없이 계속 쓸 수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편의성이 작곡가들을 통상문 쪽으로 이끈 배경으로 짐작되지만, 이를 명시적으로 뒷받침하는 문헌은 확인하지 못해 추정으로 남겨 둡니다.

Q.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는 왜 특별한가요?

이전까지는 여러 작곡가가 몫을 나눠 짜깁기하는 방식이 흔했지만, 마쇼의 작품은 단 한 사람이 다섯 곡 모두를 완성해 낸 최초의 사례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1365년 이전에 만들어진 곡으로 전해집니다.

Q. 1985년 바티칸 모차르트 미사 공연은 정말 그렇게 큰 규모였나요?

날짜와 장소, 연주진은 명확합니다. 1985년 6월 29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하고 카라얀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이 연주했습니다. UPI 등 당시 보도에 따르면 추기경과 각국 외교사절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고, 약 30개국에 생중계됐습니다.

Q. 미사는 초기 교회에서 어떻게 불렸나요?

빵 나눔이나 감사기도 같은 이름으로 불렸다고 흔히 소개되지만, 이런 시대별 명칭 변화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이번 조사로 명확히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초대 교회부터 예수의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는 의식이 공동체의 핵심 예배였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