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2] 서양음악의 뿌리, 미사(Missa)의 기원과 전례 구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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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날 때 사제는 라틴어로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라고 외칩니다. 우리말로는 흔히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파견의 말로 옮깁니다. 그런데 이 말이 처음부터 그런 뜻이었는지, 그리고 미사라는 이름 자체가 어디서 왔는지는 따로 물어야 할 문제입니다.

서양 음악에서 미사가 오래 남은 이유는 그 안에 되풀이해 쓸 수 있는 다섯 조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다섯 조각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악보의 틀이 되었는지, 그 순서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미사의 기원과 구조 한눈에 보기

  • 어원: 라틴어 미시오(missio)의 후기형에서 온 말, 뜻은 파견이 아니라 해산
  • 통상문(5개): 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상크투스·아뉴스데이, 가사가 항상 동일
  • 고유문: 입당송·봉헌송 등 전례력에 따라 매번 바뀌는 부분
  • 초기 기록: 디다케와 유스티누스가 빵 나눔·감사·주일 모임의 뼈대를 적어 두었다
  • 현대의 예: 1985년 바티칸에서 열린 카라얀 지휘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미사(Missa)라는 말의 어원

미사(Missa)는 라틴어 미시오(missio)의 후기형 명사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보내다라는 뜻의 미테레(mittere) 계열이지만, 그렇다고 이 말이 파견을 뜻한 것은 아닙니다. 뜻은 해산이었습니다. 예배가 끝났으니 자리를 뜨라는 통보입니다.

이 말은 원래 교회 밖에서 쓰이던 실무 표현이었습니다. 재판이나 절차가 끝나 사람들을 돌려보낼 때 쓰는 상투구였습니다. 6세기 초의 주교 비엔의 아비투스는 교회와 궁정과 법정에서 사람들을 물릴 때 해산이 선포된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말이 세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쓰였다는 뜻입니다.

이 말이 전례 용어로 쓰인 이른 사례는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가 누이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옵니다. 그는 자리를 지키며 미사를 드리기 시작했다고 적었습니다. 세속의 해산 선언이 이렇게 예배의 이름으로 옮겨 온 셈입니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파견의 풀이는 이 말이 본래 담고 있던 뜻과는 다릅니다.

초기 교회에서의 미사

미사라는 라틴어 이름이 자리 잡기 전에 이 모임은 무엇이라 불렸을까요. 1세기 말에서 2세기 사이의 기록이 그 이름들을 직접 알려 줍니다.

디다케는 주의 날 모임을 이렇게 적습니다. 모여서 빵을 떼고, 잘못을 고백한 뒤 감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를 제사라고 부릅니다. 빵 나눔과 감사와 제사라는 세 가지 이름이 한 문장 안에 함께 놓여 있는 셈입니다. 같은 문헌의 다른 대목은 아예 그 항목의 제목을 감사, 곧 에우카리스티아로 달아 두었습니다.

한 세대쯤 뒤 로마에서 글을 쓴 유스티누스는 더 분명하게 적었습니다. 그는 나누는 음식을 두고 우리 가운데서는 이것을 에우카리스티아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감사라는 뜻입니다. 이름을 밝히고 그 이름의 뜻까지 함께 적어 둔 셈입니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이름들의 존재입니다. 어느 이름이 먼저였고 어떤 순서로 자리를 물려주었는지까지는 이 두 문헌이 말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미사라는 이름이 붙기 훨씬 전부터 이 모임을 부르는 말이 여럿이었고, 그 말들이 모두 빵과 감사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가톨릭 미사 장면
미사 장면

시작 예식과 말씀의 전례

미사의 전반부는 신자들이 함께 모여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고, 성경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시간입니다.

이 앞부분의 뼈대는 2세기 기록에 이미 나타납니다. 유스티누스는 주일에 도시와 시골에 사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는 동안 사도들의 회고록이나 예언자들의 글을 읽는다고 했습니다. 낭독이 끝나면 인도하는 이가 말로 가르치고 권하며, 그다음 모두 함께 일어나 기도한다고 적었습니다. 읽고, 풀어 주고, 함께 기도하는 세 걸음입니다.

서양 음악사에서 중요한 것은 이 가운데 통상문입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이 부분이 다성음악 작곡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 입당송(Introitus) · 고유문
  • 키리에(Kyrie, 자비송) · 통상문
  • 글로리아(Gloria, 대영광송) · 통상문
  • 층계송(Graduale) 또는 알렐루야(Alleluia) · 고유문
  • 부속송(Sequentia) · 고유문
  • 크레도(Credo,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 통상문

성찬의 전례 순서

성찬의 전례는 미사의 핵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는 의식입니다. 신자들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고 감사와 찬미를 드린 뒤 성체를 나눕니다.

  • 봉헌송(Offertorium) · 고유문
  • 감사송(Praefatio) · 고유문
  • 상크투스(Sanctus, 거룩하시도다) · 통상문
  • 아뉴스데이(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 · 통상문
  • 영성체송(Communio) · 고유문
  • 폐회송(Ite, missa est 또는 Benedicamus Domino)

미사 통상문과 초기 다성음악의 만남

앞서 살펴본 다섯 통상문, 곧 키리에와 글로리아, 크레도, 상크투스, 아뉴스데이는 훗날 미사곡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묶여 작곡되기 시작했습니다. 통상문은 어느 날 미사에서든 가사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곡을 붙여 두면 일 년 내내 되풀이해 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실용적인 이유가 작곡가들이 유독 통상문을 대규모 음악의 재료로 삼게 된 배경으로 보이지만, 이 점을 직접 언급한 문헌까지는 확인하지 못해 합리적인 추정으로 남겨 둡니다.

한 사람이 통상문 다섯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곡한 이른 사례로는 기욤 드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가 꼽힙니다. 이 작품이 왜 그렇게 꼽히는지, 그 이전의 통상문 모음과는 무엇이 다른지는 [서양음악사 3] 아르스 안티쿠아와 아르스 노바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실제 미사 영상 예시,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1985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 미사에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Missa in C, K.317)를 연주했습니다. UPI 보도에 따르면 추기경과 외교관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고 약 30개국에 생중계됐습니다.

그런데 대관식이라는 별칭은 이 곡이 처음 울린 자리에서 온 이름이 아닙니다. 비평판 출판사는 별칭이 쾨헬 목록 초판에 이미 실려 있으나 초연에서 유래하지는 않았다고 적습니다. 초연은 1779년 4월 부활 축일 가운데 하루로 봅니다. 별칭의 유래로는 1791년 프라하 대관식과 1792년 대관식에서 이 곡이 연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설명이 있습니다.

다음에 미사곡을 들을 때는 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상크투스·아뉴스데이 다섯을 짚어 보십시오. 앞의 두 절에서 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사(Missa)라는 이름의 어원은 무엇인가요?

라틴어 미시오(missio)의 후기형 명사입니다. 파견이 아니라 해산을 뜻했고, 원래는 재판이나 절차가 끝나 사람들을 돌려보낼 때 쓰던 실무 표현이었습니다. 전례 용어로 쓰인 이른 사례로는 밀라노 주교 암브로시우스의 서한이 꼽힙니다.

Q. 이테 미사 에스트는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뜻인가요?

널리 그렇게 알려져 있지만, 이 문구가 본래 담고 있던 뜻은 예배가 끝났다는 알림입니다. 사명을 안고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풀이는 그 본래 뜻과는 다른 이해입니다.

Q. 통상문과 고유문은 어떻게 다른가요?

통상문은 미사 때마다 가사가 똑같이 반복되는 부분이고, 고유문은 그날의 전례력에 맞춰 가사가 바뀌는 부분입니다. 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상크투스·아뉴스데이 다섯 곡이 통상문이며, 작곡가들이 미사곡을 쓸 때 붙잡은 것이 이 다섯입니다.

Q. 미사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크게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나뉩니다. 앞부분에서는 자비를 구하고 성경을 읽고 응답하며, 뒷부분에서는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고 감사를 드린 뒤 성체를 나눕니다. 읽고 풀어 주고 함께 기도하는 앞부분의 뼈대는 이미 2세기 기록에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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