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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사1] 음악의 기원과 고대 음악의 역사 ─ 신화, 그리스, 로마의 음악문화 총정리

  음악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중세 시대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음악 자체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이 글에서는 음악의 기원과 고대 신화에 나타난 음악, 그리고 그리스와 로마의 음악문화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음악의 기원

  음악이 정확히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음악도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시인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돌, 나무, 뿔 등 물체를 두드리거나 불어서 소리를 냈던 시점부터 이미 음악적 행위는 존재했다.

  그러나 음악사는 일반 역사와 마찬가지로 기록을 기준으로 출발점을 설정한다. 역사에서 문자의 등장을 기준으로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구분하듯, 음악사에서는 음을 기록하는 방법인 기보법이 등장한 중세를 기점으로 삼는다.


고대 신화와 음악

  고대인들은 음악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신들의 능력이 반영된 신성한 힘이라고 믿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는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와 아홉 밤을 함께 보내며 아홉 명의 딸을 낳았다고 한다. 이들이 바로 뮤즈(Muse)이며, 각각 시, 노래, 무용, 연극 등을 관장했다. 이들의 활동 영역을 '무지케(mousike)'라고 불렀는데, 이는 훗날 '뮤직(music)'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

  태양의 신 아폴론은 이 뮤즈들의 수호자이자 음악의 신으로 추앙받았다. 고대인들은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의 질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고대 이집트의 네바문 무덤 벽화를 보여주는 이미지
네테베의 나일강 서안에 있는 네바문의 무덤에서 출토된 그림으로, 음악가와 무용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출처: semanticscholar.org)


음악과 우주의 조화 ─ 피타고라스의 음악이론

  고대 사람들은 음악이 단지 듣는 즐거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음악이 우주의 질서를 반영한다고 믿었고, 수학적 원리에 따라 음악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특히 피타고라스는 수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으며, 음악의 조화 역시 수의 비율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옥타브(2:1), 완전 5도(3:2), 완전 4도(4:3)와 같은 음정 간의 관계는 일정한 수학적 비율로 설명되며, 이러한 조화가 음악뿐 아니라 우주의 구성 원리에도 적용된다고 보았다.


고대 그리스의 음악문화

  고대 그리스에서는 음악이 일상생활 전반에 깊이 녹아 있었다. 종교의식, 운동경기, 축제, 연극 등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음악은 교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시민의 교양과 도덕적 수양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당시의 ‘무지케’는 오늘날의 음악만을 의미하지 않고, 시, 무용, 연극 등 예술 전반을 포함하는 종합예술의 개념이었다. 따라서 그리스인의 음악문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신과 인간, 인간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였다.


고대 로마의 음악문화

  로마인들 역시 음악을 즐겼지만, 그리스인들과는 달리 철학적이거나 교육적인 의미보다는 향락적인 성격이 강했다. 연회, 축제, 전차 경기, 군사 행진 등에서 음악은 시각적·청각적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중세 기독교 사회는 로마의 향락적인 문화를 퇴폐적으로 보았고, 이에 따라 로마의 음악 유산을 계승하지 않았다. 대신 중세 교회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구축해나갔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그레고리오 성가이다.


맺음말

  음악은 인간의 본능적인 표현에서 출발해 신화, 철학, 종교와 결합하며 고대 문명 속에서 발전해왔다. 음악의 기원과 고대 음악문화는 단순한 소리의 역사가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했던 방식의 하나였다. 이러한 고대 음악의 유산은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2025년 8월 7일 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