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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BWV 211)

  고전음악을 대표하는 3B(바흐, 베토벤, 브람스)는 모두 커피 마니아였다. 60알의 원두를 세면서 커피를 내린 베토벤, 진한 커피 향을 잘 내린다고 생각했던 브람스, 소문난 커피 애호가이자 애연가였던 바흐... 바흐는 커피와 관련된 커피 칸타타라는 작품을 남겼다.

  이탈리아어 노래하다 cantare’에서 유래한 칸타타는 바로크 시대의 성악곡의 한 유형이다.바흐는 예배용으로 만들어진 2백 곡이 넘는 교회 칸타타와 귀족들의 축하 파티를 위한 20곡의 세속 칸타타를 남겼다. 바흐의 세속 칸타타는 주로 군주와 귀족을 위한 것들이었으나 <커피 칸타타 BWV 211>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시민들의 세대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바흐 당시 커피 문화

  1500년 대에 독일에 전파된 커피는 17세에 들어와 독일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많은 이들이 커피를 즐겼다. 지식인들은 커피를 이성의 음료로 생각했고, 커피하우스는 그들에게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의 장이 되었다. 커피하우스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자유로웠다. 하지만 여성의 방문은 환영받지 못했고, 커피하우스를 드나드는 여성은 어두운 영역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로 여겨졌다. 여성들의 커피 모임은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당대의 상황은 커피 칸타타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짐머만 커피하우스를 보여주는 이미지
짐머만 커피하우스


콜레기움 무지쿰(Collegium Musicum)

  17세기 라이프치히에서는 음악을 즐기고 애호하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음악 모임이 형성되었는데, 이를 콜레기움 무지쿰(Collegium Musicum)이라고 부른다. 텔레만이 창단한 연주 단체인 콜레기움 무지의 감독을 맡게 된 바흐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20-22시에 침머만의 카페하우스에서 콜레기움 무지쿰의 연주회를 지휘했다. 따로 입장권을 팔지는 않았지만 당시 커피값은 매우 비싼 편이었다.

어느 날 짐머만(Gottfried Zimmermann)은 바흐에게 커피하우스 홍보를 위한 작곡을 의뢰하게 된다. 일종의 광고음악이다. 짐머만은 2시간짜리 연주회 시리즈를 기획하여 자신의 저택에서 여름, 겨울, 부활절 박람회와 같은 각종 박람회 시즌 때마다 연주회를 열었으며, 여름밤에는 자신의 카페 정원으로 장소를 옮겨 연주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그는 콜레기움 무지쿰을 위해 악기들을 구입해주기도 했다.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BWV 211)

  짐머만의 의뢰를 받은 바흐는 피칸더(Picander)가 쓴 대본을 바탕으로 <커피 칸타타>를 작곡하게 된다. <마태수난곡>의 작사가이기도 대본가 피칸더의 본명은 헨리치(Christian Friedrich Henrici, 1700-1764)이다.

  커피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펼쳐지는 익살스런 내용의 <커피 칸타타>는 총 10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장인물은 해설자를 맡은 테너와 아버지 슐렌드리안(Schlendrian) 역의 베이스, 그리고 딸 리스헨(Lieschen)을 노래하는 소프라노 단 세 명으로 매우 단출하다.

 

커피 칸타타의 구성

악  장

구  성

배  역

성  부

1악장

레치타티보

해설자

테너

2악장

아리아

아버지

베이스

3악장

레치타티보

아버지와 딸

베이스, 소프라노

4악장

아리아

소프라노

5악장

레치타티보

아버지와 딸

베이스, 소프라노

6악장

아리아

아버지

베이스

7악장

레치타티보

아버지와 딸

베이스, 소프라노

8악장

아리아

소프라노

9악장

레치타티보

해설자

테너

10악장

합창

해설자, 아버지와 딸

테너, 베이스, 소프라노

 

  <커피 칸타타>의 두 주인공인 아버지와 딸이 커피 때문에 다투게 된다. 아버지는 딸에게 커피를 끊으라고 하고, 딸은 아버지에게 하루에 3잔의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말라서 죽을 거라고 소리를 치며 자신에게 커피가 얼마나 대단 한지를 표현한다. “커피는 너무 달콤해요! 천 번의 키스보다 사랑스럽고, 포도주보다 훨씬 부드러워요!” 그러자 아버지는 커피를 빌미로 산책을 금지하사이 스커트를 사주지 않겠다 식으로 장난스럽게 협박을 하다가 결국에는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 아버지보다 한 수 위인 딸은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는 척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약속한 후, 아버지와 화해를 한다. 딸은 혼인 서약서에 커피를 마음대로 마시게 할 것이라는 내용을 몰래 집어넣고 결혼과 커피를 모두 거머쥐게 된다.

 

  이러한 코믹한 칸타타에서 바흐는 보수적인 구세대를 상징하는 아버지와, 명랑하고 개방적인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딸을 잘 대비시켜 세대 간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아버지의 이름이 슐렌드리안(Schlendrian)인데, ‘구식’, ‘형식주의’, ‘보수주의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음악적으로도 보수적이고 답답한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통주저음(通奏低音, Basso continuo), 즉 저음부에서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베이스 반주를 곁들여 주는 주법을 사용했다. 반면 딸의 아리아에서는 현란한 플루트의 장식음을 더해 커피 향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히였다.

 

  바흐는 오페라를 한 곡도 작곡하지 않았지만 <커피 칸타타>는 여러 측면에서 오페라 부파를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바로크 오페라 부파의 대표작인 페르골레시의 <마님이 된 하녀 La serva padrona>과 같은 시기에 초연된 작품이며, 가사 및 음악의 내용 등에서 서로 상통한다. 바흐는 당대에 큰 인기를 끌며 부상하던 막간극, 그리고 오페라 부파를 자신의 세속 칸타타에 녹여내었음을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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