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부터인지 빈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의 동영상을 매년 찾아보게 될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듣는 클래식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다른 연주회와는 다르게 관객들과 밝은 모습으로 함께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빈 신년음악회는 필자에게 ‘가장 참석해보고 싶은 음악회’가 되었다. 하지만 이 공연 티켓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 연초에 빈을 방문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대신, 이 음악회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 장소: 무지크페라인(1870년 개관) 황금홀
- 시작: 1939년 12월 31일(나치 선전 행사로 출발), 정례 1월 1일 개최는 1941년부터
- 단골 앙코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요한 슈트라우스 2세), ‘라데츠키 행진곡'(요한 슈트라우스 1세)
- 티켓: 매년 2월 1~28일 추첨 신청, 3월 중 당첨 통보(2026/27시즌 25~1,320유로)
- 2026년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캐나다, 첫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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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출처: 빈 필하모닉) |
1. 세계 최고의 음향,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1870년 1월 6일 개관한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 극장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가 열리는 주요 무대다(오케스트라는 빈 국립오페라단 소속 단원들로 구성되어 독립 운영됨). 여러 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고전적인 황금홀(Goldener Saal)에서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음악회가 열리는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라 불린다. 덴마크 출신 건축가 테오필 한센이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을 본떠 설계했으며, 황금빛 여성상 기둥(카리아티드)과 아폴론과 아홉 뮤즈를 그린 천장화, 나무로 만들어진 공간과 정교한 구조 덕분에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한다.
화려한 황금홀에 화려한 꽃장식이 더해진 가운데 펼쳐지는 공연은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이 음악회는 오늘날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 방송·스트리밍되며, 약 5,000만 명이 시청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2. 음악회 역사와 프로그램
1939년 12월 31일 처음 열린 빈 신년음악회는, 빈이 낳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비롯한 슈트라우스 가문의 경쾌한 춤곡을 묶어 연주하던 콘서트였다. 지휘는 클레멘스 크라우스가 맡았는데, 이 음악회 자체가 나치 독일의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의 감독과 빈 관구지도자 발두어 폰 시라흐의 지원 아래 기획된 행사였다. 수익금 전액을 당시 오스트리아를 지배하던 국가사회주의 정당의 겨울원조(Kriegswinterhilfswerk)에 기부하는 정치 행사로 시작되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정례적인 1월 1일 신년 연주는 1941년부터 이어졌고, 전통적으로 오전 11시 15분에 시작한다. 새해의 희망찬 분위기에 빠른 폴카와 느린 왈츠, 행진곡 등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었기에 신년음악회로 완벽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3. 티켓 가격과 예매 정보
매년 1월 1일 오전 11시 15분에 시작하여 약 두 시간 동안 연주회를 한다. 인기가 워낙 많아 12월 30일과 31일에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이 이루어진다(12/30 오전 11:00 프리뷰, 12/31 오후 7:30 송년 콘서트).
- 티켓 가격 (2026/27시즌 공식 공지 기준)
- 전체 좌석등급 기준 약 25유로부터 최고 1,320유로까지 분포한다.
※ 시즌·좌석등급·공연(프리뷰/송년/신년)에 따라 세부 가격은 변동된다.
- 예매 방법
- 신청 기간: 매년 2월 1일부터 2월 28일(또는 29일)까지
- 신청 사이트: 빈 필하모닉 공식 홈페이지
- 신년(1/1)은 1인당 최대 2장, 프리뷰·송년은 1인당 최대 4장까지 신청 가능
- 당첨 발표: 3월 중, 이메일로 당첨 여부 통보
4. 지휘자 그리고 약속된 앙코르
입단이 가장 까다롭다는 빈 필하모닉은 오케스트라의 독립성을 위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매년 세계 최고의 객원 지휘자를 초청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해마다 어떤 거장이 지휘봉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
신년음악회의 프로그램은 해마다 다르지만,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춤곡은 거의 빠지지 않는다. 또한 프로그램에 없는 앙코르곡이 연주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래 두 곡은 거의 빠지지 않고 연주된다.
-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요한 슈트라우스 2세). 1945년부터 앙코르로 연주되기 시작했다. 연주 첫 소절이 나오는 순간 지휘자가 연주를 멈추고 관객을 향해 “빈 필하모닉과 저희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Prosit Neujahr)”라는 인사를 건넨 뒤 다시 곡을 이어가는 관례가 있다.
- 라데츠키 행진곡 (요한 슈트라우스 1세). 앙코르로는 1946년 처음 연주됐다.
[라데츠키 행진곡]의 특별한 순간
특히 ‘라데츠키 행진곡’이 시작되면 지휘자가 관객을 보며 지휘를 하고,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하는 따뜻한 모습을 연출한다. 지휘자를 보며 다 함께 박수 치는 지금의 관례는 1958년부터 정착됐다. 이 관습의 뿌리는 이 곡이 초연된 18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객석에 있던 병사들이 곡에 감격한 나머지 연주 도중 스스로 박수를 치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로 전해진다. 원래 클래식 공연에서는 악장 사이나 연주 도중에 박수를 치면 안 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관객이 모두 하나가 되는 이 순간은 신년음악회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자리매김했다.
5. 알아두면 더 재미있는 TMI
- 화려한 꽃 장식의 비밀: 1980년부터 2013년까지는 이탈리아 ‘산레모’시가 꽃을 선물했지만, 관계가 틀어지면서 2014년부터는 빈 시립 정원 관리청이 오스트리아의 꽃으로 직접 장식한다. 약 3만 송이의 꽃이 사용되며,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에게 기념으로 나누어주기도 한다.
- 발레는 어디서 출까?: TV 중계에 나오는 아름다운 발레 장면은 황금홀이 아닌, 쇤브룬 궁전, 벨베데레 궁전 등 비엔나의 유서 깊은 장소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이다.
- 추천 명반: 매년 신년음악회 실황 음반이 발매된다. 어떤 음반을 들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한 1989년과 1992년 음반을 추천한다. 역사에 남을 명반으로 꼽힌다.
6. 2026년 신년음악회, 야닉 네제세갱의 첫 지휘
2026년 신년음악회의 지휘자는 캐나다 출신의 야닉 네제세갱(Yannick Nezet Seguin)으로 결정되어, 2026년 1월 1일 실제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2018년부터)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2012년부터)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는 25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빈 필하모닉과는 2010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주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꾸준히 협연해 왔지만, 신년음악회 지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고로 이탈리아의 거장 리카르도 무티는 이보다 한 해 앞선 2025년에 일곱 번째로 신년음악회를 지휘한 바 있다. 무티는 2021년에도 신년음악회를 지휘했는데, 이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상 처음 관객 없이 진행되어 더욱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던 특별한 공연으로 기억된다.
마치며
최고의 음향을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화려한 공간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 있는 시간에, 최고의 실력파 연주자들이 선사하는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음악회로 자리매김한 빈 신년음악회의 인기는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직접 현장에서 박수를 치며 라데츠키 행진곡을 듣고 싶다.
자주 묻는 질문
Q. 빈 신년음악회는 언제 처음 시작됐나요?
1939년 12월 31일에 첫 회가 열렸습니다. 지휘자 클레멘스 크라우스가 나치 독일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의 감독과 빈 관구지도자 발두어 폰 시라흐의 지원 아래 기획한 음악회로, 수익금 전액을 전쟁 겨울원조(Kriegswinterhilfswerk)에 기부하는 정치적 행사로 출발했습니다. 정례적으로 1월 1일에 열리게 된 것은 1941년부터입니다.
Q.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관객이 박수 치는 전통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라데츠키 행진곡이 앙코르로 처음 연주된 것은 1946년이지만, 지휘자가 관객을 향해 지휘하며 다 함께 박수를 치는 지금의 관례는 1958년부터 정착됐습니다. 이 관습의 뿌리는 더 오래됐는데, 1848년 이 곡이 초연됐을 때 객석에 있던 병사들이 곡에 감격해 스스로 박수를 치기 시작한 것이 유래로 전해집니다.
Q. 신년음악회의 꽃 장식은 누가 기증하나요?
1980년부터 2013년까지는 이탈리아 산레모시가 꽃을 선물했습니다. 이후 관계가 정리되면서 2014년부터는 빈 시립 정원 관리청이 오스트리아산 꽃으로 직접 장식하고 있습니다. 매년 약 3만 송이의 꽃이 사용되며,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에게 기념으로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Q. 신년음악회 티켓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매년 2월 1일부터 2월 28일(윤년은 29일)까지 빈 필하모닉 공식 홈페이지에서 추첨 신청을 받고, 3월 중 당첨 여부를 이메일로 통보합니다. 신년(1월 1일) 공연은 1인당 최대 2장, 프리뷰(12월 30일)와 송년(12월 31일) 공연은 1인당 최대 4장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 선착순이 아니라 추첨제로 운영됩니다.
Q. 신년음악회에서 꼭 연주되는 곡이 있나요?
매년 프로그램은 바뀌지만, 앙코르로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거의 빠지지 않고 연주됩니다. ‘도나우강’은 1945년부터 앙코르곡으로 연주되기 시작했으며, 연주 도중 지휘자가 관객에게 ‘프로지트 노이야’ 하고 신년 인사를 건네는 순서가 관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Q. 2026년 신년음악회는 누가 지휘했나요?
캐나다 출신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2010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주간에서부터 빈 필하모닉과 인연을 쌓아 왔습니다. 참고로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무티는 2025년에 일곱 번째로 이 음악회를 지휘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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