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these first

Latest on the blog

프로바이오틱스, 정말 장 건강에 도움이 될까

발행:  |  최종 수정:
의학 정보 안내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보충제 복용을 결정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은 작성 시점의 지침·근거를 기반으로 하며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에 좋다'는 말과 함께 널리 팔리는 건강기능식품이지만, 그 효과를 두고 오해도 많습니다. 핵심을 먼저 말하면, 프로바이오틱스는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균주마다 다른 미생물이고, 효과의 근거는 특정 균주와 특정 적응증의 조합 단위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균주를 뭉뚱그린 '장 건강·면역' 일반 효과나 건강한 일반인의 예방 효과는 이런 조합별 근거와 성격이 다르며, 이만큼 분명하게 확인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이 글은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근거 수준에 따라 구분해 정리합니다. 다른 영양제를 다룬 비타민 D 편종합비타민 편과 함께 읽으면 영양제를 판단하는 기준이 더 또렷해집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하나가 아닙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몸에 이롭다고 여겨지는 살아 있는 미생물'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 안에는 락토바실루스,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여러 속이 있고, 같은 속 안에서도 균주가 나뉩니다. 균주는 사람으로 치면 개별 신원에 해당하는 단위이고, 효과는 이 균주 단위에서 갈립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속·종·균주 단위로 갈라지고 같은 속이라도 균주에 따라 효과가 다름을 보여주는 개념도
프로바이오틱스의 분류와 균주별 차이를 설명한 개념도(실제 미생물 현미경 사진이 아님)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좋다'거나 '유산균이 효과가 있다'는 말은 사실 뭉뚱그린 표현입니다. 미국소화기학회는 2020년 진료 지침의 기술 검토에서 한 균주에서 나온 효과를 모든 프로바이오틱스로 확대할 수 없으며, 프로바이오틱스의 생물학적 효과는 종과 균주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한 균주가 어떤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고 해서, 다른 균주나 다른 제품이 같은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 프로바이오틱스가 몸에서 정확히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아직 상당 부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면역을 조절하거나 염증에 영향을 준다는 여러 가설이 제안되어 있지만, 미국소화기학회와 표준 의학 자료 모두 그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어떤 작용을 하니 좋다'는 기전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균주가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효과가 확인됐는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근거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

프로바이오틱스의 이득이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 대표 영역은 항생제와 관련된 설사입니다. 항생제는 병을 일으키는 세균뿐 아니라 장에 원래 살던 세균까지 줄여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데, 특정 균주가 이 설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쌓여 있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을 보면 그 효과가 수치로 드러납니다. 33개 임상시험에 참여한 6,352명의 어린이를 종합한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한 집단의 항생제 관련 설사 발생률은 8%로 복용하지 않은 집단의 19%보다 낮았습니다(위험비 0.45, 95% 신뢰구간 0.36에서 0.56). 특히 하루 50억 마리 이상을 쓴 고용량에서는 위험비가 0.37로 더 뚜렷했습니다. 이 근거의 확실성은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효과가 비교적 믿을 만한 균주로는 락토바실루스 람노서스 GG와 사카로마이세스 보울라르디가 꼽힙니다.

항생제 사용과 관련된 또 다른 문제인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 설사에서도 특정 균주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 기술 검토의 종합 분석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이 설사의 발생 위험을 위험비 0.40 수준으로 낮췄고, 기저 위험이 높은 집단에서 이득이 더 컸습니다. 다만 이 근거의 확실성은 낮음으로 평가되었고, 권고도 강한 권고가 아니라 조건부 권고라는 점은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거가 약하거나 엇갈리는 영역

반면 대중적으로 기대가 큰 영역일수록 근거는 오히려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민성 장증후군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소화기학회 기술 검토는 수십 종의 균주와 조합을 살폈지만 일관된 이득을 확인하지 못했고, 근거의 확실성도 낮음에서 매우 낮음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임상시험의 맥락에서 쓰기를 권고하는 데 그쳤습니다.

어린이의 급성 감염성 위장염, 즉 흔히 말하는 장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소화기학회 검토진은 북미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의 이득을 보인 시험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북미 밖 일부 연구에서 설사 기간이 조금 줄었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지역과 조건이 달라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짚어야 할 것은 건강한 일반 성인의 '장 건강'이나 '면역'을 위한 일상적 복용입니다. 미국소화기학회는 검토한 여러 소화기 질환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진료의 일부로 권고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 검토는 특정한 소화기 질환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건강한 일반인의 장 건강·면역 일반 효과 자체를 직접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검토만으로는 건강한 일반인의 일반적 예방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단정할 근거도 이 검토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장 건강에 좋다'는 광고 문구가 특정 균주의 특정 적응증 근거를 건강한 모든 사람에게로 확대한 것이라면, 그 확대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셈입니다.

누구에게 주의가 필요한가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대체로 내약성이 좋아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서는 주의가 필요하고, 안전성 근거 자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면역이 억제된 사람입니다. 표준 의학 자료는 면역 저하 상태, 단장 증후군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전에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드물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사람에게서 균혈증, 진균혈증, 심내막염이 보고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심정맥관을 가진 경우처럼 감염에 취약한 상황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조건이 있다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의료진 상담이 필요한 경우

면역이 억제된 상태(항암 치료, 장기 이식, 면역 억제제 복용 등), 단장 증후군이 있는 경우, 중심정맥관을 가진 경우, 그리고 고령이면서 여러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전에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지침: 미국소화기학회(AGA) 2020 프로바이오틱스 진료 지침 및 기술 검토(Gastroenterology 2020), 코크란 소아 항생제 관련 설사 리뷰(2019)

자주 묻는 질문 (FAQ)

Q. 프로바이오틱스는 효과가 있나요?

균주와 적응증에 따라 다릅니다. 항생제를 먹을 때 생기는 설사를 예방하는 것처럼 특정 균주가 특정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반면 건강한 사람이 장 건강이나 면역 일반을 위해 먹는 경우에 대해서는 이만큼 분명하게 확인된 근거가 아직 없습니다.

Q. 유산균을 매일 먹어도 되나요?

대체로 내약성이 좋아 건강한 사람에게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면역이 억제된 사람, 단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 중심정맥관을 가진 경우에는 드물게 균혈증 같은 감염이 보고되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이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는 어떤 균주를 골라야 하나요?

목적에 맞는 균주가 근거로 확인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균주에서 나온 근거를 다른 균주나 제품 전체로 확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소화기학회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가 종과 균주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으므로, 제품의 균주 이름과 함량(CFU)이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건강한 사람도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야 하나요?

건강한 일반 성인이 장 건강이나 면역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일상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진료의 일부로 권고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뚜렷한 목적이 있을 때 의료진과 상담해 판단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항생제를 먹을 때 유산균을 함께 먹으면 좋나요?

항생제 관련 설사 예방은 근거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입니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에서 특정 균주를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한 경우 설사 발생이 줄었습니다. 다만 이득은 균주와 용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특히 어린이나 고위험군은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프로바이오틱스에서 확인된 이득은 특정 균주가 특정 적응증에 쓰였을 때이고, 항생제 관련 설사 예방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면 건강한 일반인의 장 건강·면역 일반 효과나, 균주를 가리지 않은 뭉뚱그린 효과는 이만큼 분명하게 확인된 근거가 아직 없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를 일이 있다면 '유산균이 좋다'는 일반론보다 목적에 맞는 균주의 근거가 있는지, 제품에 균주와 함량이 표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면역이 약하거나 앞서 말한 주의 조건이 있다면 복용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근거는 지금도 쌓이는 중이므로, 새로운 지침이 나오면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