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잡학사전] 도레미는 누가 만들었을까 — 귀도 다레초와 세례 요한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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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가르치는 일이 지금과 아주 달랐던 때가 있습니다. 당시 널리 쓰이던 기보 가운데 상당수는 선율이 오르내리는 윤곽만 보여 주었고, 어느 음에서 어느 음으로 가는지를 종이만 보고 확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수도원의 성가대원은 결국 누군가 불러 주는 것을 듣고 외웠습니다.

11세기 이탈리아 아레초의 한 수도사가 이 문제에 손을 댑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도·레·미가 거기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도레미를 누가 만들었나」에 이름 하나로 답하면 곧 어긋납니다. 가사와 가락과 계이름 착상은 각각 따로 따져야 할 몫이고, 그중 하나는 지은 이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수도복을 입은 중세 수도사의 상반신 그림. 한 손에 두루마리 같은 것을 들고 정면을 향해 서 있다.
귀도 다레초를 그린 후대의 상상도. 그가 살아 있을 때의 초상은 남아 있지 않다.

귀도 다레초가 풀려던 문제

귀도 다레초는 991년이나 992년에 태어난 것으로 봅니다. 기록이 남아서가 아니라 거꾸로 셈한 값입니다. 그의 저작 〈미크롤로구스〉가 1025년 무렵에 쓰인 것으로 비정되는데, 그 사본 전승에 집필 당시 서른네 살이었다는 정보가 딸려 왔습니다. 몰년은 더 흐릿해서 1033년 이후까지만 확인됩니다. 널리 전해지는 1050년경이라는 연도는 뒷받침하는 문헌이 없습니다.

그가 붙들고 있던 문제는 단순합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노래를 악보만 보고 부를 수 있는가.

귀도가 내놓은 답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습니다. 하나는 음높이를 종이 위 자리로 못 박는 줄 기보입니다. 〈안티포나리움 서문〉에서 그는 젊은 가수들이 성가를 통째로 외우느라 세월을 보내는 것을 한탄하며 줄을 쓰는 방식의 이점을 설명했습니다. 다른 하나가 계이름이고, 이것은 폼포사의 수도사 미카엘에게 보낸 〈모르는 노래에 관한 편지〉(Epistola de ignoto cantu)에 담겼습니다. 연대는 1028년에서 1033년 사이로 보며 흔히 1028년 무렵으로 잡는데, 학자마다 폭이 있습니다. ut-re-mi 음절을 쓰는 방식이 문헌으로 확인되는 가장 이른 자리가 이 편지입니다.

귀도는 이 방법의 효과를 자기 입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예전에는 10년이 걸리던 성가 습득이 자기 방식으로는 훨씬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전하는 값은 자료에 따라 1년 남짓에서 다섯 달까지 갈립니다.

둘은 짝입니다. 줄이 음이 어디 있는지를 보여 주고, 계이름이 그 음을 어떻게 부를지를 알려 줍니다. 「악보만 보고 부른다」는 것은 이 둘이 함께 있어야 성립합니다.

옛 성가 악보. 네모꼴 음표가 네 줄짜리 보표 위에 놓여 있고 그 아래에 라틴어 가사가 적혀 있다. 각 행의 첫머리가 조금씩 높은 자리에서 시작한다.
세례 요한 찬가 〈우트 케안트 락시스〉의 첫 절. 각 구절의 첫 음이 한 단씩 올라간다.

세례 요한 찬가의 여섯 구절

귀도가 가져다 쓴 것은 이미 있던 세례 요한 찬가의 노랫말입니다. 〈우트 케안트 락시스〉(Ut queant laxis)라 부릅니다. 이 노래에는 한 가지 성질이 있었습니다. 첫 연 앞부분을 여섯 구절로 끊으면, 각 구절의 첫 음이 한 단씩 차례로 높아집니다.

구절 라틴어 따온 음절
1 Ut queant laxis ut
2 resonare fibris re
3 Mira gestorum mi
4 famuli tuorum fa
5 Solve polluti sol
6 labii reatum la

이 찬가는 사포 운율로 되어 있어 긴 행을 둘로 나눌 수 있고, 위의 여섯은 그렇게 나눈 반행입니다. 여섯 음절을 순서대로 읽으면 ut-re-mi-fa-sol-la가 됩니다. 그리고 그 여섯 음은 C에서 시작하는 여섯 음, 곧 도·레·미·파·솔·라에 해당합니다.

이 여섯 음절을 외워 두면 처음 보는 악보에서도 「지금 이 음은 mi 자리」라고 짚을 수 있습니다. 귀도가 만든 것은 새 노래가 아니라 이 짝짓기였습니다.

그래서 누가 만들었나

무엇 누구 확인 정도
찬가의 노랫말 파울루스 디아코누스(8세기 · 랑고바르드의 역사가) 전통적으로 그에게 귀속된다. 확정된 저작은 아니고 이견이 남아 있다
찬가의 가락 알 수 없다 귀도가 지었을 가능성과 이미 있던 가락을 썼을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계이름이라는 착상 귀도 다레초 1028~1033년 사이로 비정되는 편지에 남아 있다
일곱째 음절 si 알 수 없다 귀도의 글에는 없다. 근세에 일곱 음 체계가 퍼지며 자리를 잡았고, 처음 붙인 사람과 시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ut를 do로 바꾸자는 제안 조반니 바티스타 도니(1595~1647) 1640년 저작에 담긴 것으로 본다. 언제 널리 쓰이게 됐는지는 별개다

노랫말은 귀도보다 200년 이상 앞선 시대의 것입니다. 가락은 지은 이의 이름이 남지 않았고, 귀도가 만들었는지 가져다 썼는지도 지금 자료로는 가리지 못합니다. 확실한 것은 그 가락의 성질을 알아보고 교육 도구로 삼은 사람이 귀도라는 것입니다.

ut는 왜 do가 되었나

do는 모음으로 끝나는 열린 음절이라 소리 내기가 수월합니다. ut를 do로 바꾸자고 제안한 사람이 조반니 바티스타 도니이고, 1640년에 낸 저작 〈여러 종류와 선법에 관한 개요에 붙이는 주석〉에 담긴 것으로 봅니다. 귀도의 편지로부터 600년쯤 뒤입니다. 확인되는 것은 제안한 시점까지이고, do가 언제 어디서부터 굳어졌는지는 이 글의 자료로는 가리지 못합니다.

다만 이 제안이 모든 곳을 덮지는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조의 이름에 ut가 남아 있습니다. C장조를 프랑스어로 「ut majeur」라고 씁니다. 음 하나를 부를 때는 do를 쓰면서, 조 이름을 적을 때는 옛 이름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입니다.

왜 하필 do였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하나는 Dominus(주님)의 첫 음절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니 자신의 성에서 따왔다는 것입니다. 앞쪽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뒤쪽은 후대에 퍼진 이야기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도니 본인이 밝힌 기록으로 확인되는 것은 어느 쪽도 아닙니다.

일곱째 음, 그리고 si가 ti가 된 사연

귀도가 다룬 것은 여섯 음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도레미파솔라시」의 시가 없습니다. 이 여섯 음 묶음을 헥사코드라 부릅니다. 다만 이 말 자체는 뒤에 굳은 용어이고 귀도는 쓰지 않았습니다.

여섯 음으로 어떻게 노래를 다 불렀을까요. 묶음을 갈아탔습니다. 다만 이것은 귀도가 완성해 놓은 체계가 아닙니다. 귀도가 설명한 것은 C에서 시작하는 여섯 음과 그 음절까지이고, C·G·F 세 자리에 묶음을 두고 그 사이를 옮겨 다니는 정돈된 체계는 뒤이은 몇 세기에 걸쳐 정비됐습니다. 그 체계에서 선율이 6도보다 넓게 움직이면 도중에 다른 묶음으로 옮겨 타야 했고, 이 갈아타기를 변이라 불렀습니다.

번거로운 일입니다. 일곱째 음절이 붙게 된 배경에 이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한 옥타브가 이름 일곱 개로 채워지면 갈아탈 일이 없어집니다.

그 일곱째 음절이 si입니다. 앞서 본 찬가의 마지막 구절이 Sancte Ioannes(성 요한)이고 그 두 낱말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라는 설명이 널리 인용됩니다. 다만 여기에는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마지막 구절은 앞의 여섯처럼 한 단 더 높은 음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si는 가락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음절이 아니라, 뒤에 글자를 맞춰 보탠 이름에 가깝습니다. 누가 언제 처음 붙였는지는 확실하지 않고, 근세에 일곱 음 체계가 퍼지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손질이 들어옵니다. 영어권에서 si 대신 ti를 쓰는 이유입니다. 19세기 영국 노리치에서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던 사라 글로버가 바꿨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sol과 si가 둘 다 s로 시작해서 머리글자 하나로 음을 적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로버는 si를 ti로 바꿔 일곱 음절의 첫 글자를 모두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이 방식을 이어받아 널리 퍼뜨린 사람이 존 커웬입니다.

도·레·미·파·솔·라·티. 우리가 영화에서 듣는 그 순서는 천 년 전 수도원이 아니라 19세기 영국 교실에서 마지막 모양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계이름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귀도의 체계에서 이 음절들은 음의 절대 높이에 붙인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묶음 안에서 그 음이 몇 번째 자리인지를 가리키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래서 ut가 어느 높이에 놓이든 ut와 re 사이는 늘 온음이고 mi와 fa 사이는 늘 반음이었습니다. 노래에서 걸려 넘어지는 자리가 바로 반음이 떨어지는 곳인데, 이 음절들은 그 자리를 이름만으로 알려 줍니다. 귀도가 성가대원에게 쥐여 준 것이 그 잣대입니다.

지금은 사정이 갈렸습니다. 영미권과 헝가리 같은 곳에서는 이 상대적인 성격을 그대로 살려 쓰고, 프랑스·이탈리아와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에서는 도를 C에 고정해 씁니다. 한국 학교에서 음이름과 계이름을 나누어 가르치는 것이 그 구분입니다. 그러니 「도의 높이가 달라진다」는 말은 귀도의 체계를 설명하는 말이지, 지금 모든 곳에 그대로 들어맞는 말은 아닙니다.

펼친 왼손을 그린 옛 그림. 손가락 마디마다 작은 글씨와 기호가 빼곡히 적혀 있고 마디를 잇는 선이 그려져 있다.
「귀도의 손」. 손가락 마디마다 음을 배정해 두고 스승이 짚어 가며 가르쳤다. 이 그림의 형태는 12세기 이후의 것이다.

여기에 덧붙일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중세 음악 교육에는 「귀도의 손」이라 불리는 도구가 있었습니다. 왼손을 펴고 손가락 마디마다 음을 배정해 두었다가, 스승이 마디를 짚으면 성가대원이 그 음을 부르는 방식입니다. 이름에 귀도가 들어 있고, 계이름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데 실제로 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귀도가 남긴 어느 글에도 이 손은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의 손 그림은 12세기가 되어서야 나타나고, 마디에 음을 배정하는 발상 자체는 귀도보다 앞선 사본에도 보입니다. 귀도와 이 도구를 처음 이어 붙인 기록은 1100년 무렵 젬블루의 지게베르트가 남긴 것입니다.

그러니 「귀도의 손」도 앞의 찬가와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귀도의 이름이 붙었지만 그가 만들었다는 근거는 없는 것입니다. 그가 세운 방법이 워낙 널리 퍼져서, 그 방법을 쓰는 도구에 그의 이름이 따라붙은 쪽에 가깝습니다.

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잣대는 쓰입니다. 이름 하나는 do로 바뀌었고 하나는 나중에 보태졌다가 다시 ti로 다듬어졌으며, 프랑스에서는 옛 이름이 조의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애초의 노랫말을 지은 사람은 계이름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도 여섯 구절이 한 단씩 올라가던 그 성질만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도레미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ut-re-mi 음절을 쓰는 방식이 문헌으로 확인되는 것은 귀도 다레초가 1028년에서 1033년 사이에 쓴 편지입니다. 다만 그 바탕이 된 찬가의 노랫말은 8세기 것입니다.

귀도 다레초가 세례 요한 찬가를 작곡했나요?
노랫말은 전통적으로 8세기의 파울루스 디아코누스에게 귀속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가락을 누가 지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고, 귀도가 지었다는 설과 이미 있던 가락을 썼다는 설이 함께 있습니다.

ut가 do로 바뀐 정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1640년 조반니 바티스타 도니가 제안한 것으로 봅니다. 이유로는 Dominus의 첫 음절이라는 설명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도니 자신의 성에서 따왔다는 설명은 후대에 퍼진 이야기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일곱째 음 시(si)는 누가 붙였나요?
확인되지 않습니다. 귀도의 글에는 일곱째 음절이 없고, 근세에 일곱 음 체계가 퍼지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찬가 마지막 구절 Sancte Ioannes의 머리글자에서 왔다는 설명이 널리 인용되지만, 그 구절은 앞의 여섯처럼 한 단 더 높은 음에서 시작하지 않아 가락에서 자연히 나온 이름은 아닙니다.

시(si)와 티(ti)는 다른 음인가요?
같은 음입니다. 19세기 영국의 사라 글로버가 일곱 음절의 첫 글자를 모두 다르게 만들려고 si를 ti로 바꾸었습니다. sol과 si가 둘 다 s로 시작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ut를 쓰는 곳이 있나요?
프랑스에서 조의 이름에 남아 있습니다. C장조를 「ut majeur」라고 씁니다. 음 하나를 부를 때는 do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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