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교향곡은 누가 썼나, 하이든 목록에는 없는 곡

베르히테스가덴 목공예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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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하려면 악기점이 아니라 장난감 가게에 들러야 하는 곡이 하나 있습니다. 흔히 〈장난감 교향곡〉이라 부르는 다장조의 짧은 곡입니다. 이름에 교향곡이 붙어 있지만 원형은 현악 세 성부에 장난감 악기를 얹은 짧은 실내악입니다. 악보의 편성표에 현악기와 나란히, 뻐꾸기 우는 소리를 내는 피리와 메추라기 피리, 작은 트럼펫, 작은 북, 그리고 손잡이를 돌려 소리를 내는 나무 물건이 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음악회의 곡목에 이 곡이 자주 오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 곡을 듣고 나와 검색을 해 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그 소리들은 대체 무슨 악기냐」는 물음입니다. 목록을 적어 둔 자료는 많은데, 그 물건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를 적어 둔 자료는 드뭅니다.

이 글은 그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음을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자리에 닿습니다. 이 곡의 편성표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작곡가 이름이 자꾸 바뀌는 것으로 유명한 곡인데, 실은 곡의 몸도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곡 한눈에 보기
• 작곡가: 확정되어 있지 않음(에드문트 앙거러, 미하엘 하이든,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후보로 오르내림)
• 현존하는 이른 사본의 표제: 베르히톨츠가덴 무지크(Berchtoldsgaden Musick)
• 작곡 시기: 1760~1770년 무렵으로 추정
• 편성: 현악 3성부와 장난감 악기
• 조성: 다장조(대표 전승본) / 사장조(레오폴트 모차르트 이름으로 전하는 카사치오 전승본)
• 구성: 3악장(알레그로, 미뉴에트, 피날레)
• 연주 시간: 약 10분
• 작품번호: Hob. II:47(요제프 하이든의 작품으로 여겨지던 시절에 붙은 번호)
  1. 편성표에 오른 물건들
  2. 손잡이를 돌리는 나무, 라체
  3. 베르히테스가덴의 상품 목록
  4. 자료마다 다른 편성표
  5. 바뀌어 온 작곡가 이름
  6. 장난감을 편성에 넣은 뒤의 곡들
  7. 들어 볼 세 가지 녹음

편성표에 오른 물건들

현악 세 성부에 장난감 악기 몇 가지가 더해집니다. 다만 그 몇 가지가 무엇인지는 어느 자료를 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갈리는 자리는 이른 사본 하나만 펴 봐도 드러납니다. 슈탐스에 전하는 사본의 표제는 현악 세 성부(Violino, e Viola, con Baßo)와 함께 장난감 악기 여섯을 적습니다. 메추라기 피리(Wachtel-Ruf), 뻐꾸기 피리(Guguck), 바람 피리(Windpfeifgen), 작은 트럼펫(Trompetchen), 라체(Raetschgen), 외르겔헨(Oergelchen)입니다. 표제는 항목마다 이탈리아어 이름을 나란히 적어 두었는데, 외르겔헨 옆에 붙은 말은 오르간을 뜻하는 Organo입니다. 흔히 이 곡의 편성으로 함께 적히는 북과 침벨슈테른은 이 사본에 없습니다. 독일어권 자료가 일곱 가지로 적는 목록은 서로 다른 사본과 후대 판본에 적힌 것이 겹쳐 쌓인 결과입니다.

이 목록이 낯설게 보이는 이유는 앞의 둘이 악기 이름이 아니라 새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뻐꾸기와 메추라기는 그 새의 울음을 흉내 내려고 만든 피리를 가리킵니다. 새 이름이 곧 악기 이름이 된 셈인데, 이런 이름 붙이기는 지금도 남아 있어서 영어권 자료는 같은 자리를 아예 「새 피리(bird calls)」라 묶고 뻐꾸기와 메추라기에 나이팅게일을 하나 더 얹습니다. 트럼펫과 북은 어린이가 들 수 있게 작게 만든 것입니다.

낯선 것은 라체와 외르겔헨, 그리고 자료에 따라 함께 오르는 침벨슈테른입니다. 라체는 손잡이를 돌려 소리를 내는 나무 물건입니다. 외르겔헨은 사본이 이탈리아어 이름을 Organo로 적어 둔 것으로 보아 작은 오르간 계열의 물건으로 읽히는데, 실물이 어떤 모양이었는지까지는 표제가 말해 주지 않습니다. 침벨슈테른은 원래 오르간에 붙어 있던 장치의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이 편성표에는 어린이용으로 작게 만든 관악기와 타악기, 새 울음을 내는 피리, 그리고 나무를 돌려 소리를 내는 물건이 한자리에 있습니다.

연주회장에 악기가 아닌 물건이 올라온 예는 뒤에도 있습니다. 이백 년쯤 뒤에는 르로이 앤더슨의 〈타자기〉처럼 사무실 타자기가 독주 악기로 올라온 곡도 나왔습니다. 다만 그쪽은 한 사람이 정한 장치이고, 이쪽은 뒤에서 보시겠지만 목록 자체가 흔들립니다.

손잡이를 돌리는 나무, 라체

라체라고 부르는 나무 물건입니다. 톱니가 빙 둘러 박힌 나무 통이 있고, 그 톱니에 닿도록 얇은 나무 혀를 걸어 둡니다. 옆에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 통이 돌면서 혀가 톱니를 하나씩 타 넘는데, 톱니에 밀려 휘었다가 놓여나면서 튕깁니다. 그 튕김이 톱니 수만큼 이어집니다.

이 물건에서 중요한 것은 손이 돌리는 속도가 곧 소리를 정한다는 점입니다. 천천히 돌리면 튕김 하나하나가 떨어져 나오고, 빠르게 돌리면 그것이 붙어 하나의 결로 이어집니다. 연주자가 가장 직접 다루는 것이 속도라는 점에서, 이 물건은 활이나 건반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뤄집니다. 돌리는 힘과 혀의 구조에 따라 음량과 음색도 함께 달라집니다. 만드는 재료는 부위마다 다른데, 이를테면 어떤 복제품은 틀을 자작나무로, 톱니 통을 너도밤나무로, 혀를 가문비나무로 만듭니다. 재료를 나누는 것은 튕기는 쪽이 부러지지 않고 오래 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1]

이 물건이 이 곡에 들어온 사정은 지역과 관계가 있습니다. 남부 독일과 오스트리아, 보헤미아에서는 늦어도 18세기부터 라체를 교회 절기에 썼습니다. 가톨릭 지역에서는 성목요일 저녁부터 부활 성야까지 교회 종을 울리지 않는데, 그동안 아이들이 라체를 들고 마을을 돌며 종을 대신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곡의 편성표에 올라 있는 그 물건은, 이 곡이 만들어진 지역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손에 들고 다니던 물건입니다.

같은 목록의 침벨슈테른은 반대쪽에서 왔습니다. 이것은 15세기부터 오르간에 달려 있던 장치의 이름입니다. 오르간 연주자가 등록 손잡이를 당기면 악기 안에 숨겨 둔 작은 종들이 울리고, 바깥에서는 금속이나 색칠한 나무로 만든 별 모양 바퀴가 돌아갑니다. 소리는 안에서 나고 눈에 보이는 것은 도는 별뿐입니다. 다만 이 장치가 이 곡에 실제로 쓰였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앞에서 본 슈탐스 사본에는 침벨슈테른이 없습니다. 그 사본이 적은 외르겔헨은 이탈리아어 이름이 Organo이니 침벨슈테른을 가리킨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침벨슈테른이라는 이름은 뒤의 자료들이 적어 넣은 것입니다.

베르히테스가덴의 상품 목록

베르히테스가덴을 중심으로 유통되던 나무 물건들입니다. 이 곡의 이른 사본 표제가 그것을 그대로 말해 줍니다. 「베르히톨츠가덴 무지크」, 곧 베르히테스가덴의 음악입니다. 지금 쓰는 〈장난감 교향곡〉이라는 이름은 훨씬 뒤에 붙은 것이고, 이 곡이 처음 달고 있던 이름은 장난감이 아니라 지명이었습니다.

그 지역의 나무 물건은 「베르히테스가덴 상품(Berchtesgadener War)」이라 불렸습니다. 15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사람들은 이것을 등짐 틀에 지고 걸어서 내다 팔았습니다. 안트베르펜과 카디스, 제노바와 베네치아와 뉘른베르크에 물건을 쌓아 두는 창고까지 두었습니다. 걸어서 파는 방식이 오래간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1535년 수공업 규정에 따르면 자기가 직접 지고 나르는 물건에는 관세도 통행세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이 상품의 목록이 얼마나 넓었는지는 1713년에 만든 규정 문서가 보여 줍니다. 거기에는 상품 271가지가 열거되어 있습니다. 온갖 짐승 모양, 바람에 도는 작은 바람개비와 풍향계, 쥐덫, 어린이용 바이올린, 보드게임 열다섯 가지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이 곡의 편성표에 오른 물건들도 같은 상품군, 같은 유통망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베르히테스가덴에서 만든 채색 나무 장난감
베르히테스가덴에서 만든 채색 나무 장난감. 이 곡의 옛 표제에 붙은 지명이 바로 이 산지에서 왔다. 사진 HerrZog, CC0

이 산업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713년에 이 지역에서 나무를 다루던 장인이 1,028명이었는데, 1805년에는 641명으로 줄었습니다. 그 가운데 조각공이 75명, 선반공이 285명이었습니다. 1800년 무렵에 양철 장난감이 들어오면서 나무 물건의 수요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이 곡은 그 산업이 아직 살아 있던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곡의 편성표를 다시 보면 성격이 달라 보입니다. 이것은 작곡가가 고른 악기 목록이라기보다, 그 시절 그 지역에서 팔던 상품 목록에 가깝게 읽힙니다. 뻐꾸기 피리도 라체도 침벨슈테른도, 어느 악기 공방의 산물이 아니라 등짐에 실려 나가던 물건들이었습니다.

자료마다 다른 편성표

이 곡에는 고정된 편성이 없습니다. 앞에서 든 여섯은 슈탐스 사본 하나가 적은 목록이고, 독일어권 자료가 흔히 적는 목록은 일곱 가지입니다. 뻐꾸기, 메추라기, 트럼펫, 북, 라체, 오르겔헨네, 침벨슈테른입니다. 영어권 자료를 펴면 목록이 이렇게 바뀝니다. 작은 트럼펫, 라체, 새 피리 셋(뻐꾸기와 나이팅게일과 메추라기), 트라이앵글, 북. 나이팅게일과 트라이앵글이 새로 들어와 있고, 독일어 쪽에 있던 오르겔헨네와 침벨슈테른이 없습니다. 두 목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독일어 쪽에만 있는 것이 둘이고 영어 쪽에만 있는 것이 둘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목록만이 아닙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사장조 카사치오 전승본은 조성 자체가 옮겨져 있습니다. 원래 다장조이던 악장들을 사장조로 옮겨 적은 것이라고 봅니다. 셋째 악장을 무엇이라 적는지도 자료마다 갈립니다.[3] 작곡가 이름만 갈리는 것이 아니라 곡의 몸이 갈립니다.

이것을 알고 들으면 이 곡을 듣는 방법이 하나 생깁니다. 같은 곡을 두 연주로 이어서 들어 보시는 것입니다. 어느 연주에는 목록에 있던 물건이 빠져 있고, 어느 연주에는 목록에 없던 것이 들어옵니다.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를 귀로 세어 보시면, 두 연주가 서로 다른 편성표를 쓰고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다른 곡이라면 연주자의 해석 차이로 넘어갈 일이 여기서는 곡의 구성 자체의 차이입니다.

이런 일이 이 곡에서만 일어난 것도 아닙니다. 영어권 자료는 잘츠부르크 근처의 이 지역에서 장난감 악기를 쓴 곡이 여러 곡 나왔고, 그 대부분이 작곡가 이름 없이 남았다고 적습니다. 상품이 등짐에 실려 나가듯 곡도 그렇게 굴러다녔습니다. 그러니 편성표가 한 벌로 굳지 않은 것은 이 곡이 놓여 있던 자리에서 보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바뀌어 온 작곡가 이름

남아 있는 사본이 작곡가를 확정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이래로 이 곡은 오래 요제프 하이든의 곡으로 통했는데, 그 통설의 출발점은 뜻밖에 분명합니다. 「킨더신포니」, 곧 어린이 교향곡이라는 제목이 1813년 호프마이스터 출판사의 악보에서 처음 붙었고, 바로 그 판이 작곡가로 요제프 하이든을 실었습니다. 어떤 사본에는 성만 「하이든」이라고 적혀 있어서, 형제인 요제프와 미하엘 가운데 누구를 가리키는지 가릴 수가 없습니다.

요제프 하이든 초상, 1791년 토머스 하디
요제프 하이든, 1791년 토머스 하디의 초상. 이 곡을 이백 년 넘게 그의 이름으로 불러 왔지만, 사본에 그의 이름이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늦은 시기다.
미하엘 하이든 초상 석판화
미하엘 하이든. 요제프의 동생이며, 사본의 계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오는 이름이다.

그 뒤로 후보가 몇 차례 바뀌었습니다. 사본들의 계통을 따진 연구는 이른 시기의 사본일수록 요제프가 아니라 동생 미하엘 하이든의 이름을 달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1953년에는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이름으로 남아 있던 일곱 악장짜리 곡 가운데 세 악장이 이 곡과 같다는 것이 밝혀졌고, 한동안 작곡가가 확정된 듯 보였습니다. 지금은 레오폴트가 먼저 있던 악장들을 가져다 자기 곡에 끌어다 넣은 것으로 봅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사 에드문트 앙거러도 후보로 올랐습니다. 앙거러의 이름이 붙은 사본은 1991년에 나온 저작 문제 연구에서 이미 검토 대상이었고, 그를 작곡가로 세우는 논문이 나온 것은 1996년입니다. 그런데 그 근거를 두고 반론은 그 논문보다 먼저 나와 있었습니다.[2] 여기서도 사본의 사정이 걸립니다.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꼽히는 슈탐스 사본은 앙거러의 자필이 아니라 슈탐스 수도원의 악장 슈테판 팔루셀리가 1790년 무렵에 옮겨 적은 것이고, 앙거러의 자필보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곡에 하이든의 이름이 붙어 돌아다니던 시절, 그 이름은 마지막 30초로 청중을 속이는 사중주를 쓴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 초상
레오폴트 모차르트. 뮌헨에 전하는 카사치오네 성부 악보에 이 이름이 붙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정이 옛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인터넷에 올라 있는 음원 목록을 몇 개만 열어 보아도 이름이 갈립니다. 한 오래된 78회전 음반의 목록은 작곡가란에 요제프 하이든을 적어 두었습니다. 1962년에 나온 로베르토 벤치 지휘 라무뢰 관현악단 음반은 표지에 하이든을 내세우면서, 같은 음반 안에 레오폴트 모차르트에게 돌리는 견해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한 장의 음반이 두 이름을 같이 실은 셈입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1931년 바인가르트너가 지휘한 녹음입니다. 그 음원을 지금 공개해 둔 자료실은 제목의 하이든에 따옴표를 씌우고, 설명란에는 전하는 바로는 하이든이라는 단서를 달아 두었습니다.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표시한 쪽은 당대가 아니라 백 년 가까이 지난 뒤에 이 음반을 정리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작품의 저자가 여럿으로 갈리는 일은 이 곡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사람이 쓰다 만 곡을 다른 사람이 이어 쓴 경우와 이 곡은 사정이 다릅니다. 저 경우에는 누가 어디를 썼는지를 두고 다투지만, 이 곡은 처음부터 누구의 것으로도 봉인된 적이 없습니다.

장난감을 편성에 넣은 뒤의 곡들

이 곡의 방식은 뒤에도 되풀이되었습니다. 멘델스존의 작품목록에는 1827년과 1828년, 그리고 1829년 무렵에 쓴 어린이 교향곡 세 곡이 올라 있는데 셋 다 악보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베른하르트 롬베르크와 이그나츠 라흐너, 카를 라이네케도 같은 종류의 곡을 썼습니다. 이르지 드루제츠키는 자기 관악 팔중주에 이 지역의 물건들을 더해 파르티타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곡이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장난감을 편성에 넣는 발상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 줍니다.

들어 볼 세 가지 녹음

다른 곡이라면 지휘자와 악단을 보고 고르면 됩니다. 이 곡은 하나를 더 봐야 합니다. 그 녹음이 어느 판을 연주하는가입니다. 앞에서 본 대로 조성도 편성도 한 벌로 굳어 있지 않으니, 아래 셋은 서로 다른 곡처럼 들립니다.

톤 코프만,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Challenge Classics, 2008년 발매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이름으로 전하는 사장조 카사치오 안에 든 판으로 연주합니다. 앞 절에서 말씀드린 조성이 옮겨진 그 전승본이 실제로 어떻게 들리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녹음입니다. 시대악기를 써서 현의 소리가 얇고, 그만큼 장난감 쪽 소리가 앞으로 나옵니다.

펠릭스 바인가르트너, 브리티시 심포니 오케스트라, Columbia, 1931년 녹음

1931년 4월 런던에서 녹음된 것으로, 현대 악단의 두툼한 소리로 연주합니다. 코프만과 이어서 들으면 같은 곡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무게가 다릅니다. 이 음원을 공개해 둔 자료실이 제목의 하이든에 따옴표를 씌워 둔 바로 그 녹음이기도 합니다.

찰스 A. 프린스, 프린스 오케스트라, Columbia, 1913년 녹음

백 년이 넘은 녹음이라 음질은 거칠지만, 그래서 오히려 새 피리와 라체처럼 튀는 소리만 또렷하게 남습니다. 무엇이 연주되고 무엇이 빠졌는지를 세기에는 이쪽이 쉽습니다.

뒤의 두 녹음은 인터넷 아카이브에 음원째 공개되어 있어 바로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셋 가운데 둘만 이어서 들어도 앞에서 말씀드린 편성의 차이가 가장 빨리 드러납니다. 어느 소리가 있고 어느 소리가 없는지를 세어 보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고르실 때는 편곡자와 판본, 그리고 쓰인 악기 목록이 표기된 녹음을 고르시면 비교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곡을 트실 때 앨범 표지의 작곡가 이름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하이든일 수도 있고 레오폴트 모차르트일 수도 있고 앙거러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소리를 내는 물건들은 이백 년 전 산골 지역의 상품 목록에서 왔습니다. 이름이 갈리는 것과 편성표가 갈리는 것은 같은 사정에서 왔다고 볼 만합니다. 이 곡은 한 사람의 서명 아래 묶여 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악기가 유통되던 세계와 악보가 베껴지고 개작되던 세계가 겹쳐 있었고, 이 곡은 그 겹친 자리에서 전해졌습니다.

덧붙이는 메모

  1. 라체에는 손에 축을 쥐고 나무 틀 자체를 휘둘러 돌리는 것과, 옆에 손잡이가 달려 통을 돌리는 것이 있습니다. 얇은 나무 혀는 하나만 걸기도 하고 두세 장을 겹쳐 걸기도 합니다. 겹칠수록 한 번에 튕기는 수가 늘어납니다.
  2. 앙거러를 후보로 세운 근거가 무엇인지는 자료마다 다르게 전합니다. 그의 필적으로 된 악보를 들었다고 적는 자료가 있고, 팔루셀리가 남긴 목록에 앙거러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점과 두 사람의 관계, 작풍 분석을 들었다고 적는 자료가 있습니다. 반론은 필적을 근거로 볼 경우 그 악보 역시 남의 곡을 베낀 것일 수 있으므로 필적만으로는 저작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1994년에 나온 로버트 일링의 연구가 그렇게 폈습니다. 그 사본이 원곡을 상당히 손댄 상태라는 지적은 그보다도 앞선 1991년 소냐 게를라흐의 저작 문제 연구에 나왔고, 마지막 악장이 조를 바꾸지 않은 채 열한 마디 늘어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연도를 갈라 두면 이렇습니다. 앙거러의 이름이 붙은 사본은 1991년 연구에서 이미 검토 대상이었고, 그를 작곡가로 세우는 논문은 1996년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1996년은 앙거러가 처음 후보가 된 해가 아니라 그 주장이 정식으로 제기된 해이고, 위 반론들은 그 논문보다 앞서 자리에 있었습니다.
  3. 셋째 악장을 「피날레(프레스토)」로 적는 자료가 있고 「피날레: 알레그로」로 적는 자료가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슈탐스 수도원의 사본은 1790년 무렵으로 잡히는데, 그 연대도 자료마다 다르게 적힙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이름으로 남은 판은 원래 다장조이던 악장들을 사장조로 옮긴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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