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는 자신을 혹평한 사람의 장례식에서, 그 사람이 남긴 것으로 자기 교향곡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습니다. 툴리오 세라핀이나 스승과의 훈훈한 일화가 아니라, 등을 돌렸던 비평가의 죽음이 실마리가 된 셈입니다. 교향곡 2번 '부활'은 이렇게 6년에 걸쳐, 서로 다른 시기에 조각조각 완성된 곡입니다. 1악장이 던지는 질문 "왜 사는가, 왜 고통받는가"에 5악장이 답하기까지, 말러 자신도 그 답을 찾는 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
•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 장르: 5악장 교향곡(소프라노·알토 독창, 합창 포함)
• 작곡: 1888년(1악장) ~ 1894년(전곡 완성)
• 초연: 1895년 12월 13일, 베를린. 말러 자신이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
• 자리: 죽음과 부활을 정면으로 다룬, 말러 자신의 표현을 빌리면 인생의 "왜"에 답하려 한 작품
부활은 무엇을 묻는 교향곡인가
말러는 1악장을 두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왜 살았는가? 왜 고통받았는가? 이 모든 것이 그저 거대하고 끔찍한 농담이란 말인가? 계속 살아가려 해도, 심지어 계속 죽어 가려 해도, 우리는 어떻게든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마지막 악장에서 내놓겠다고 덧붙였습니다. 1악장은 교향곡 1번의 주인공으로 짐작되는 한 영웅을 땅에 묻는 장례식이고, 5악장은 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그 사이 세 악장은 이 질문을 돌아가며 다른 각도에서 비춥니다. 여섯 해에 걸쳐 조각조각 쓰인 이 곡은, 그러니까 한 사람이 죽음 앞에서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미츠키에비치의 시에서 시작된 1악장
1악장의 뿌리는 폴란드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의 극시 죽은 자들의 밤(Dziady)입니다. 말러의 오랜 벗이자 정신적 스승이었던 지그프리트 리피너가 1887년 이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해 토텐파이어(Todtenfeier, 장례식)라는 제목으로 펴냈습니다. 말러는 이 번역시를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아 이듬해인 1888년, 같은 제목의 교향시를 작곡했습니다. 6월 1일에 시작해 7월 8일이면 초고를 완성할 만큼 빠른 작업이었습니다. 이 곡이 훗날 교향곡 2번의 1악장이 됩니다.
리피너는 단순한 번역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종교적 이념의 갱신을 다룬 자신의 글에서 인류 보편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오래 탐구해 온 인물이었고, 말러의 세계관에 실질적인 영향을 남겼습니다. 죽음 이후에 무엇이 있는가라는 이 교향곡의 질문이 한 편의 시에서 우연히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리피너를 통해 말러가 오래 붙들고 있던 사유의 연장선이었다는 뜻입니다.
뷜로의 혹평, 그리고 그의 장례식에서 얻은 답
완성된 교향시는 곧바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1891년 11월 27일, 말러는 당대 최고의 지휘자로 꼽히던 한스 폰 뷜로에게 이 곡을 피아노로 직접 들려주었습니다. 뷜로는 연주 내내 귀를 막았고, "지금 들은 것이 음악이라면 나는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라며 "이것에 비하면 트리스탄은 하이든의 교향곡처럼 들린다"고 혹평했습니다. 크게 낙담한 말러는 이 곡을 한동안 서랍 속에 묵혀 두었습니다.
중단됐던 작업은 1893년 여름, 말러가 슈타인바흐에 머물며 재개됐습니다. 이 휴가 기간에 2악장과 3악장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악장의 실마리는 뜻밖의 곳에서 왔습니다. 1894년 2월 12일 뷜로가 세상을 떠났고, 그해 3월 29일 열린 추모식에서 합창단이 프리드리히 클롭슈토크의 시 부활(Die Auferstehung)에 붙인 코랄을 불렀습니다. 말러는 훗날 이 순간을 "번개처럼 내리쳤고, 모든 것이 내 머릿속에서 명료해졌다"고 회고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스케치를 적어 내려갔고, 그해 여름 단 3주 만에 마지막 악장을 완성했습니다. 자신을 혹평했던 사람의 장례식이, 역설적으로 그 혹평 때문에 멈춰 있던 곡을 완성시킨 것입니다.
2악장에서 4악장까지, 무엇을 듣는가
2악장은 1악장의 장례식과 정면으로 대비됩니다. 말러 자신의 말을 빌리면 "그 영웅의 삶에서 건져 올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한 줄기 햇살" 같은 회상입니다. 두 정서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을 우려한 말러는, 총보 여백에 두 악장 사이를 최소 5분간 띄우라는 연주 지시를 손수 남겼습니다.
3악장은 말러가 이전에 쓴 가곡 파도바의 안토니우스의 물고기 설교(Des Antonius von Padua Fischpredigt)를 관현악으로 확장한 곡입니다. 설교자 안토니우스가 물고기들에게 열심히 설교하지만, 물고기들은 감탄하며 듣고는 결국 예전 그대로 살아간다는 내용의 풍자적인 가곡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 냉소가, 끊임없이 맴돌며 갑자기 불협화음으로 터지는 3악장의 초조한 움직임 속에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4악장 '근원의 빛(Urlicht)'에서 알토 독창은 "나는 신에게서 나와 다시 신께로 가려 한다"고 짧게 노래합니다. 분량은 작지만, 1악장이 던진 질문에 처음으로 실마리가 비치는 순간입니다.
5악장, 부활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5악장은 다시 격렬한 불협화음으로 열립니다. 트럼펫이 최후 심판을 알리는 팡파르를 연주하고, 멀리서 호른이 심판의 날이 가까워졌음을 암시합니다. 곧 땅이 흔들리고 무덤이 열리는 듯한 거대한 악상이 관현악 전체를 휩씁니다. 그 격랑이 잦아들면 세상은 이상한 침묵에 잠기고, 멀리서 새소리 같은 목관의 선율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합창이 아주 낮은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이 합창의 첫 두 연은 클롭슈토크의 시 부활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부활하리라, 그래, 그대는 부활하리라, 짧은 안식 후에!" 그러나 말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클롭슈토크의 시구 뒤로 자신이 직접 쓴 시구를 이어 붙여 "믿으라, 그대는 헛되이 태어나지 않았고, 헛되이 살고 고통받지 않았다"는 확언으로 나아갑니다. 뷜로의 장례식에서 얻은 클롭슈토크의 시가 실마리였다면, 그 답을 완성한 것은 결국 말러 자신의 언어였습니다.
초연, 그리고 그 이후
완성된 교향곡의 첫 세 악장은 1895년 3월 4일 베를린에서 먼저 소개됐습니다. 전곡 초연은 그해 12월 13일, 역시 베를린에서 이뤄졌습니다. 말러가 직접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했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이 공연이 성사되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이 초연은 지휘자로서만 알려져 있던 말러가 작곡가로도 인정받기 시작한 계기로 꼽힙니다.
오늘, 무엇을 들어야 하는가
권할 만한 녹음은 1973년 레너드 번스타인이 런던 심포니와 함께 영국 일리 대성당에서 남긴 실황입니다. 소프라노 실라 암스트롱과 메조소프라노 재닛 베이커가 독창을 맡았습니다. 말러 부흥을 이끈 번스타인이 성당이라는 실제 종교적 공간에서 이 곡의 부활 서사를 어떻게 완성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녹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악장과 2악장 사이에 왜 5분을 쉬라고 했나요?
두 악장의 성격이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1악장은 한 영웅의 장례식이고, 2악장은 그 삶의 행복했던 한순간을 떠올리는 회상입니다. 말러는 이 둘을 곧바로 이어 붙이면 정서가 뒤섞인다고 판단해, 두 악장 사이를 최소 5분간 띄우라는 연주 지시를 총보에 손수 남겼습니다.
Q. 말러 교향곡 2번은 왜 부활이라는 제목이 붙었나요?
곡 자체에 말러가 직접 붙인 제목은 아니지만, 5악장에서 프리드리히 클롭슈토크의 시 부활(Die Auferstehung)에 말러 자신이 새로 쓴 시구를 이어 붙인 합창이 등장하고, 그 내용이 곡 전체가 던진 질문(왜 사는가,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답이 되기 때문에 이 부제로 널리 불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