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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K.331 터키 행진곡 — 소나타에 소나타 형식이 없는 이유, 그리고 2014년 자필악보가 바꾼 한 음

많은 사람이 이 곡 하면 먼저 짧고 경쾌한 리듬을 떠올립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 선율만큼은 어디선가 들어봤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리듬은 이 곡이 시작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맨 마지막 3악장, 알라 투르카(Alla turca), 곧 '터키풍으로' 연주하라는 대목의 리듬이고, 터키 행진곡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이 곡,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가장조 K.331은 정작 느리고 우아한 안단테 그라치오소로 조용히 문을 엽니다.

그런데 정작 이 곡을 감상 목록에 올려놓고도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K.331은 소나타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 악장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요제프 랑게가 1782년에서 1783년 사이 그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미완성 초상
요제프 랑게가 1782년에서 1783년 사이 그린 미완성 모차르트 초상. K.331의 작곡 시기와 가까운 동시대 모습입니다.

곡 한눈에 보기
•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작품번호와 조성: K.331, 가장조. 신 모차르트 전집은 K.331(300i)로 적습니다
• 작곡 시기: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신 모차르트 전집은 1783년경 빈 또는 잘츠부르크를 가장 그럴듯하게 보고, 헨레 비평판 2021년 편집자는 그보다 이르며 잘츠부르크는 아니라고 봅니다
• 출판: 1784년 빈, 아르타리아(Artaria). 다장조 K.330, 바장조 K.332와 묶여 작품 6번으로 나왔습니다
• 구성: 1악장 안단테 그라치오소(주제와 여섯 변주), 2악장 미뉴에트와 트리오, 3악장 터키풍 론도
• 자필 악보: 아홉 쪽 가운데 다섯 쪽이 전합니다. 그중 넉 쪽은 2014년 부다페스트에서 발견됐습니다
• 초연 기록: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소나타라는 이름의 역설, K.331에는 소나타 형식이 없다

K.331의 1악장 안단테 그라치오소는 느리고 노래하듯 흐르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이 주제는 이어서 여섯 번의 변주를 거칩니다.

2악장 미뉴에트는 우아한 3박자 춤곡입니다. 3악장 터키풍 론도는 타악기를 흉내 낸 힘찬 걸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세 악장을 나란히 들으면 속도도 분위기도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조성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악장은 가장조와, 으뜸음을 같이 쓰는 가단조를 오갑니다. 2악장은 가장조를 중심으로 하되 가운데 트리오에서 잠시 라장조로 옮겨갑니다. 3악장은 가단조로 시작해 다시 가장조로 끝납니다.

결국 각 악장을 열고 닫는 중심 조성은 모두 가장조나 가단조라는 하나의 으뜸음 안에 머무는 셈입니다. 음악학에서는 이런 구조를 동일 으뜸음 구조, 즉 호모토널(homotonal)이라고 부릅니다. 으뜸음의 축은 유지한 채, 변주와 춤곡과 론도라는 의상과 연기만 바꿔 극을 끌어가는 셈입니다.

보통 고전주의 소나타는 1악장이 으뜸조, 가운데 악장이 관련조, 마지막 악장이 다시 으뜸조로 돌아오는 구조를 씁니다. 이 조성의 대비 자체가 극적 긴장의 한 축을 이룹니다. 같은 시기 하이든의 소나타들이 흔히 따르던 이 관례를, K.331은 처음부터 비켜간 셈입니다.

더 이례적인 점은 형식입니다. 소나타 형식이란 보통 제시부와 전개부와 재현부로 주제를 발전시키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세 악장 가운데 이 형식으로 쓰인 악장은 하나도 없습니다.

1악장은 변주곡, 2악장은 미뉴에트와 트리오, 3악장은 론도입니다. 피아노 소나타라는 제목을 달고도 정작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당시 소나타라는 말은 특정 형식이 아니라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진 기악곡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명칭이었습니다. 이 곡은 형식의 틀보다 주제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를 본 모차르트의 선택을 보여줍니다.

잃어버린 악보, 2014년 부다페스트에서 나온 넉 쪽

이 곡에는 형식 못지않게 이상한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치는 K.331 악보는 모차르트의 손에서 곧장 온 것이 아닙니다.

모차르트는 1784년 6월 12일 잘츠부르크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젠가 누이에게 보냈던 독주 피아노 소나타 석 점을 아르타리아에 새기라고 넘겼다고 썼습니다. 다장조와 가장조와 바장조, 그러니까 K.330과 K.331과 K.332입니다. 그런데 그가 인쇄소에 넘긴 것은 자필 악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옮겨 적은 원고였고, 그 원고는 오늘날 남아 있지 않습니다. 모차르트는 넘기기 전에 그 원고에 손을 대어 셈여림을 비롯한 여러 곳을 다듬었습니다. 반대로 인쇄된 뒤의 교정쇄는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고친 것과 각인공이 잘못 새긴 것이 같은 인쇄본 안에 섞여 남았습니다.

여기까지는 모차르트 시대의 흔한 사정입니다. K.331이 특별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같은 초판을 네 번째로 찍을 때 이 소나타는 판을 통째로 새로 새겼는데, 이때 앞선 인쇄본의 이상해 보이는 자리들이 각인공의 판단으로 손질되었습니다. 그리고 19세기 이후 오늘날에 이르는 악보 대부분이 이 네 번째 인쇄본을 거쳐 내려왔습니다. 헨레 비평판은 이 네 번째 인쇄본이 이후의 잘못된 텍스트 전달에 결정적인 밑그림이 되었다고 적습니다. 그러니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가 있고, 그가 손질한 출판용 필사본(오늘날 전하지 않습니다)을 바탕으로 새긴 1784년 아르타리아 초판 제1쇄가 있으며, 그 뒤 판을 새로 새긴 네 번째 인쇄본과 그것을 물려받은 후대 악보가 있습니다. 초판 제1쇄에도 각인 단계와 출판용 필사본 단계에서 생긴 오류가 일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네 번째 인쇄본이 앞선 판본을 임의로 손질하면서, 이후 잘못된 악보 전승에 결정적인 밑그림이 되었습니다.

1784년 빈 아르타리아가 발행한 모차르트 세 개의 건반 소나타 작품 6번 초판 표지
1784년 아르타리아가 K.330, K.331, K.332를 함께 묶어 낸 작품 6번 초판의 표지입니다.

2014년 부다페스트 세체니 국립도서관에서 확인된 모차르트 K.331 자필 악보 한 면
2014년 부다페스트에서 확인된 K.331 자필 악보 가운데 한 면. 오른쪽 위에 소장번호 Ms. mus. 15.289가 보입니다.

그 잃어버린 원고의 일부가 2014년 봄에 나타났습니다. 부다페스트 세체니 국립도서관의 음악부장 발라주 미쿠시(Balázs Mikusi)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단편들을 모아 둔 폴더에서 이 소나타의 자필 악보 넉 쪽을 찾아낸 것입니다. 도서관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그 넉 쪽에는 표제도 작곡가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목록을 만들려면 바로 그 두 가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 악보는 처음 정리될 때 옆으로 밀려 미확인 단편 폴더로 들어갔고, 그 폴더를 거듭 살피는 과정에서 음악과 필체만으로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넉 쪽에 담긴 것은 1악장 세 번째 변주부터 미뉴에트 전체, 그리고 트리오의 처음 열 마디까지입니다. 원래 이 소나타는 아홉 쪽에 적혀 있었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나온 것은 안쪽에 겹쳐 있던 넉 쪽이고, 마지막 한 쪽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은 바깥쪽 넉 쪽입니다. 거기에는 1악장의 주제와 첫 두 변주, 그리고 트리오의 나머지와 터키풍 론도의 시작 부분이 적혀 있었을 것입니다. 종이 자체도 단서가 됩니다. 부다페스트에서 나온 종이는 예전부터 알려져 있던 마지막 쪽과 같은 종류입니다.

자필 악보(전체 아홉 쪽)담긴 대목지금 어디에
2014년 발견된 넉 쪽1악장 세 번째 변주부터 미뉴에트 전체, 트리오의 처음 열 마디까지부다페스트 세체니 국립도서관
예전부터 알려진 한 쪽마지막 쪽(종결부)잘츠부르크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
아직 나타나지 않은 넉 쪽1악장의 주제와 첫 두 변주, 트리오의 나머지와 터키풍 론도의 시작미발견

그 마지막 한 쪽에는 따로 짚어 둘 이야기가 있습니다. 1986년에 나온 신 모차르트 전집은 이 쪽의 도판을 실으면서 소장처를 포르투갈의 개인 소장이라고 적었습니다. 오늘날 같은 쪽은 잘츠부르크의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에 있습니다. 이 곡의 자필 악보는 흩어졌을 뿐 아니라 지금도 자리를 옮겨 온 자료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한 쪽에 무엇이 적혀 있느냐를 두고도 판본끼리 말이 갈린다는 점입니다. 신 모차르트 전집은 그 면을 마지막 악장의 뒷부분부터 끝까지로 읽었고, 헨레 비평판 편집자는 첫 일곱 마디가 그보다 훨씬 앞의 대목이며 그 사이에 필경사에게 주는 반복 지시가 끼어 있는 것이라고 다시 읽었습니다. 종이 한 쪽을 놓고도 어디까지가 무슨 대목인지가 다시 정해진 셈입니다.

발견된 자리에서 곧바로 소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9월 26일 도서관이 연 공개 행사에서, 피아니스트 졸탄 코치시(Zoltán Kocsis)가 당대 포르테피아노 복제본으로 이 소나타를 연주했습니다. 그는 새로 나온 자필 악보를 따라, 그동안 널리 쓰이던 악보의 오류 몇 군데를 바로잡아 쳤습니다. 그 몇 군데가 어디인지는 다음 두 절에서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테마와 여섯 변주, 그리고 사라진 짧은 튐

1악장이 변주곡으로 시작한다는 점부터 눈여겨볼 만합니다. 주제는 시칠리아나풍(느리고 목가적인 8분의6박자 계열 춤곡 리듬)의 노래입니다. 여덟 마디의 첫 부분과 열 마디의 둘째 부분으로 이루어진 열여덟 마디이고, 각 부분을 그대로 되풀이합니다. 둘째 부분에서는 새로운 동기가 잠깐 나왔다가 처음 선율로 돌아오고, 마지막에 두 마디가 덧붙습니다.

이 두 마디의 여분은 우연이 아닙니다. 프레이즈가 예상보다 조금 더 길어지면서, 듣는 사람이 다음에 무엇이 올지 미리 짐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여섯 번의 변주는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주제를 화려한 장식음으로 감싸거나 왼손을 넓은 음역으로 뛰어다니게 만드는 변주가 있습니다. 단조로 색을 바꾸거나 셋잇단음표로 리듬을 촘촘하게 채우는 변주도 있습니다. 주제 선율 자체는 화성적으로 단순하고 계단식 진행이 많은데, 이 단순함은 뒤이은 변주들이 선율을 자유롭게 변형할 여지를 미리 마련해 둔 장치이기도 합니다.

소나타 1악장에서는 흔히 극적인 갈등과 해소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K.331의 1악장은 하나의 아이디어가 여섯 번 다른 옷을 갈아입는 과정 자체를 듣는 즐거움으로 내놓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악장에, 2014년에 되찾은 넉 쪽이 바꿔 놓은 자리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느리게 가는 다섯 번째 변주입니다. 이 변주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손이 잘게 굴러 내려오는 대목이 나오는데, 자필 악보에서 그 마지막 세 음은 아주 짧은 두 음에 이어 조금 긴 한 음으로 적혀 있습니다. 짧게 튀었다가 착지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초판을 새기면서 음표를 잇는 선 하나가 빠졌고, 그러자 그 세 음이 마디 길이에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뒤이은 편집자들은 길이를 맞추려고 세 음을 고르게 다듬었습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연주가 이 고른 세 음을 칩니다.

고르게 다듬은 세 음은 앞뒤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그러나 원래의 짧은 두 음은 느린 변주 한가운데에서 순간적으로 말을 더듬는 것 같은 결을 만듭니다. 아다지오는 그런 흠집이 있을 때 오히려 팽팽해집니다.

졸탄 코치스가 2014년 자필 악보 공개 자리에서 연주한 제5변주입니다. 굴러 내려오는 대목의 마지막 세 음이 고르게 지나가지 않고 짧게 튀는 부분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하나는 여섯 번째 변주입니다. 빠른 알레그로로 바뀐 뒤 왼손이 한 번 내려앉는 자리가 있는데, 자필 악보와 같은 시대의 필사본은 여기에 홑음 하나만 적었습니다. 초판과 그 이후의 많은 악보는 여기에 세 음짜리 화음을 놓았습니다. 홑음으로 치면 다음 마디로 넘어가는 걸음이 가벼워지고, 화음으로 치면 한 번 눌러 놓고 다시 출발하는 느낌이 됩니다. 몰아치듯 달리는 이 변주의 성격에는 홑음 쪽이 더 어울린다고 봅니다.

되찾은 악보가 바꾼 자리 가운데 가장 듣기 쉬운 곳은 2악장 미뉴에트의 시작입니다. 미뉴에트가 시작하고 세 번째 마디의 마지막 음, 그러니까 첫 문장이 마무리되는 자리에서 오른손이 어디로 가는지가 자료마다 다릅니다. 자필 악보와 같은 시대의 필사본, 그리고 초판의 첫 인쇄본은 모두 아래로 내려오는 라를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판을 네 번째로 찍으면서 각인공이 덧줄을 하나 그어 이 음을 위쪽 도샤프로 바꾸었고, 그 뒤 대부분의 인쇄 악보가 도샤프를 물려받았습니다.

왜 이런 손질이 일어났는지도 자료가 설명해 줍니다. 모차르트는 미뉴에트의 앞부분이 되풀이되는 대목을 따로 적지 않고 다 카포(da capo), 즉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로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되풀이되는 자리는 인쇄본에서 필경사와 각인공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고, 그 자리에 도샤프가 들어갔습니다. 후대 편집자들은 앞뒤가 어긋나는 것을 보고 먼저 나오는 쪽을 나중에 나오는 쪽에 맞추는 방향으로 통일했습니다. 자필 악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어느 쪽이 원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여기에는 읽기의 함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소나타에서 오른손을 우리가 쓰는 높은음자리표가 아니라 소프라노 다장음자리표로 적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놓인 음표가 다른 높이를 뜻하는 표기법입니다. 헨레 비평판 편집자가 새 판본 소식을 알렸을 때, 도판을 본 독자 가운데 모차르트가 분명히 도샤프를 썼다고 반박한 사람이 있었고 편집자는 이 음자리표를 짚어 답했습니다. 이 곡의 자필 악보를 읽는 일은 음을 세는 일이 아니라 표기법을 먼저 맞추는 일이었던 셈입니다.

따라 들어 보면 차이는 분명합니다. 미뉴에트를 틀고 첫 문장이 끝나는 자리에서, 선율이 위로 한 번 더 뻗는지 아니면 조용히 아래로 내려앉는지를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녹음은 위로 뻗습니다. 최근 비평판을 따른 연주는 내려앉습니다.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운지는 취향이겠지만, 자료가 가리키는 쪽은 내려앉는 쪽입니다.

터키 행진곡이라는 이름은 누가 붙였나

이 곡을 부르는 이름 자체가 후대의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3악장에는 터키풍으로라는 뜻의 알라 투르카(Alla turca)가 붙어 있는데, 이 표기가 정확히 누구의 손에서 나왔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2016년에 나타난, 모차르트와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필사본에는 3악장 표제가 알레그리노(Allegrino)라고만 적혀 있고 알라 투르카는 없습니다. 헨레 비평판은 이 유명한 표제가 초판을 찍는 단계에서 모차르트 자신이나 출판업자가 덧붙인 것으로 보이며, 초기 필사본에 없으므로 잃어버린 자필 악보에도 없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적습니다.

빠르기 표시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우리가 아는 알레그레토는 초판의 네 번째 인쇄본에서 나온 것입니다. 필사본과 초판 첫 인쇄본은 알레그리노라고 적었는데, 이 말은 모차르트의 다른 작품에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헨레 비평판은 두 가능성을 함께 남깁니다. 하나는 알레그리노가 실제 지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잃어버린 자필 악보에 흐리게 또는 줄여 쓴 알레그레토를 필경사가 잘못 읽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쪽도 확정된 사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본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악장 제목만 봐도 갈립니다. 1986년 신 모차르트 전집은 3악장을 알라 투르카, 알레그레토로 적었습니다. 2021년에 다시 손본 헨레 비평판은 알레그리노, 알라 투르카로 적었습니다. 같은 곡의 같은 악장인데 두 비평판의 제목이 서로 다릅니다. 자료가 늘어난다는 것은 답이 하나로 모인다는 뜻이 아니라, 어디까지가 모차르트이고 어디부터가 인쇄소인지를 다시 나눈다는 뜻입니다.

덧붙이면 이 악장은 형식상 행진곡이 아니라 론도입니다. 다만 행진곡풍의 리듬과 성격 자체는 곡에 뚜렷이 남아 있어, 이름과 형식이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베토벤에게도 터키 행진곡이라 불리는 곡이 있어 이 곡과 자주 혼동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K.331과 전혀 다른 작품으로, 1811년 베토벤이 쓴 부수음악 《아테네의 폐허》 작품 113의 한 곡입니다. 같은 별칭을 쓰지만 모차르트의 것은 피아노 소나타의 마지막 악장이고 베토벤의 것은 무대극을 위한 관현악 곡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100주년 기념설과 피아노의 터키 장치

이 곡에는 널리 퍼진 이야기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확인된 시대 배경을 작곡 동기로 확대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곡보다 뒤에 등장한 악기 장치를 소급한 경우입니다.

첫째는 기념작설입니다. 1683년 오스만 제국의 제2차 빈 포위를 신성로마제국과 폴란드 연합군이 물리쳤고, 이 곡이 그 사건의 100주년을 기념해 작곡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현재 확인되는 주요 비평판과 모차르트의 편지에서는 K.331을 100주년 기념 위촉작으로 특정할 근거가 보이지 않습니다. 작곡 시기와 경위 자체도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100주년 기념작이라는 설명은 확인된 사실보다 시대 배경에서 나온 추정으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100주년 무렵이라는 시대적 배경 자체는 실재합니다. 이 시기 빈을 비롯한 유럽 궁정과 극장에서는 터키풍 음악과 장식, 즉 튀르케리(Turquerie)가 이국적인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헨레 비평판도 모차르트가 빈에 자리를 잡던 무렵 터키 음악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작곡가와 청중 모두에게 대단히 인기가 있었다는 점을 짚습니다. 정리하면, 100주년을 노린 위촉 기념작이라는 이야기를 직접 뒷받침하는 사료는 없고, 터키풍이 유행했다는 시대적 맥락은 부정되지 않는 사실입니다. 이 둘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악기 이야기입니다. 터키 행진곡을 소개하는 글에는 모차르트가 이 곡을 위해 피아노의 터키 장치를 원했다거나 실제로 썼다는 설명이 자주 붙습니다. 레버를 밟으면 트라이앵글과 심벌즈와 큰북이 함께 울리는 장치입니다. 헨레 비평판은 이 주장이 유지될 수 없다고 못 박습니다. 그런 특수 효과를 갖춘 건반악기는 19세기에 가서야 만들어지고 쓰였기 때문입니다. 소리의 인상이 작곡에 영감을 주었을 수는 있지만, 그 인상과 악기의 장치는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악장의 타악기 같은 울림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같은 자료는 1782년 빈에서 큰 성공을 거둔 징슈필 《후궁 탈출》 K.384의 예니체리(오스만 제국의 정예 보병대) 합창 두 곡을 이 론도의 본보기로 어렵지 않게 지목할 수 있다고 적습니다. 장치가 아니라 쓰는 방식이 타악기를 흉내 낸 것입니다. 왼손이 같은 화음을 규칙적으로 두드리고, 오른손이 짧게 꾸민 음으로 위에서 튕겨 나오며, 중간의 장조 대목에서 갑자기 넓게 벌어진 옥타브가 굴러가는 방식이 그렇습니다.

연주자마다 다른 K.331, 우치다부터 백하우스까지

같은 악보라도 연주자에 따라 K.331은 상당히 다른 곡처럼 들립니다. 아래 목록은 순위를 매기기 위한 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대의 대표 녹음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듣기 위한 안내입니다.

연주자와 녹음비교해서 들을 지점
우치다 미츠코
필립스, 1983년 녹음
1악장 주제의 호흡, 각 변주 사이에서 템포와 음색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프리드리히 굴다
아마데오, 1970년대 녹음
프레이즈 끝의 여백, 3악장에서 리듬을 얼마나 곧게 밀어붙이는지
마리아 조앙 피레스
도이치 그라모폰, 1990
느린 제5변주에서 선율을 잇는 방식과 페달이 만드는 잔향
다니엘 바렌보임
EMI 전집 녹음
미뉴에트와 트리오의 대비, 3악장의 가단조와 가장조가 바뀔 때의 무게 차이
빌헬름 백하우스
데카, 1955
20세기 중반 녹음의 템포 감각과 짧은 음을 끊어 내는 아티큘레이션

이 다섯 녹음은 모두 2014년 자필 악보 발견 이전에 만들어졌으므로, 새 자료를 반영한 연주 비교 자료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서 짚은 미뉴에트 세 번째 마디의 마지막 음을 확인하면, 당시 널리 쓰이던 판본이 실제 연주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세 악장 가운데 어느 곳에서도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작품의 개성이 다른 곳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적어도 1악장의 중심에는 열여덟 마디의 단순한 주제와, 그것을 여섯 가지 얼굴로 바꾸어 내는 변주의 힘이 있습니다. 우치다의 정교함이든 굴다의 자유로움이든 마찬가지이고, 다섯 명의 피아니스트가 모두 같은 주제 위에서 전혀 다른 곡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리고 아직 나타나지 않은 넉 쪽이 언젠가 세상에 나온다면, 우리가 아는 이 곡에서 또 몇 군데가 자리를 옮길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가지고 있는 악보로 계속 연습해도 괜찮은가요?

괜찮습니다. 달라지는 곳은 곡 전체가 아니라 손에 꼽을 만한 몇 군데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어느 악보로 쳐도 같습니다. 다만 미뉴에트의 첫 문장이 끝나는 음처럼 널리 알려진 자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연주회나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자신이 쓰는 악보가 어느 계보를 따르는지는 알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Q. 부다페스트에서 발견된 자필 악보를 직접 볼 수 있나요?

볼 수 있습니다. 세체니 국립도서관이 문의가 많아지자 이 자료의 디지털 사본을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공개했습니다. 도서관은 음악 애호가가 모차르트의 필체를 살펴보고, 연주자와 연구자가 기존 악보를 원래 표기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공개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Q. 모차르트가 헝가리에 간 적이 있나요?

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악보가 어떻게 헝가리 국립도서관에 들어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은 빈에서 열린 모차르트의 예약 연주회에 드나들거나 그를 사적으로 초청했던 헝가리 귀족 가운데 누군가가 이 넉 쪽을 기념으로 얻었고, 뒤에 그 집안의 수집품에서 국립도서관으로 넘어왔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