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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전주곡 No.15 : 빗방울 전주곡 (탄생 비화와 음악적 특징 분석)

  쇼팽(Fryderyk Chopin, 1810-1849)<전주곡(Prelude) 24 op. 28>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의 영향을 받아 12개의 장조와 단조로 총 24개로 이루어졌다. 24개의 곡이 순서대로 작곡된 것이 아니라 작곡 후 조성에 맡게 재배열된 것이다. 프랑스어 출판은 피아노 제조업자 플레이엘(Ignaz Pleyel, 1757-1831)에게, 독일어판은 케슬러(J. C. Kessler,1800-1872)에게 헌정되었다.

 

  쇼팽의 <전주곡집 op. 28>은 대부분 1836-1839년 사이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804-1876)와 함께 마요르카 섬에서 휴가를 보낼 때 쓰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가 쇼팽과상드가 함께 했던 9년 중의 초기 2년에 해당된다. 마요르카 섬의 팔마라는 곳에서 별장을 빌려 지냈지만 고리 대금 업자에게 2000프랑을 빌려 써야 하는 등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하지만 소나기가 자주 퍼붓는 습기 찬 집은 쇼팽의 건강을 악화시켰다. 더욱이 쇼팽이 페결핵에 걸렸다 하여 그곳 주민들은 쇼팽의 추방을 요구하여 결국 쇼팽은 발드모사에 있는 카르타우제(Kartause) 수도원으로 옮겨 지내게 된다.


쇼팽의 <전주곡  op. 28> 중 15번 빗방울을 볼 수 있는 이미지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상드가 외출했는데, 쇼팽이 그녀를 상드를 걱정하며 이 곡을 작곡하였다. 그녀가 나갈 때만 해도 가늘던 빗방울이 시간이 지날수록 굵어지는 것을 보고 쇼팽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상드가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나 홀로 이곳에 남게 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빗방울을 모티브로 곡을 써 내려갔다. <빗방울>은 이렇게 쇼팽이 가장 지쳐있던 시기, 연인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작곡되었다.

 

  <빗방울>이란 제목이 붙여지게 된 것은 한스 폰 뷜로(Hans von Bülow, 1830-1894)에 의해서다. 당시 음악 평론가였던 그는 쇼핑의 24개의 전주곡을 듣고 각 곡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제목을 붙였는데, 15번 곡에는 빗방울이란 제목을 붙여주었다.

 

  <빗방울 전주곡>은 프렐류드 전곡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이며, 6분 정도 연주 시간이 소요되는 가장 긴 곡이다. A B A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곡 전반에 걸쳐 왼손이 규칙적으로 8분음표를 연주하는데, 이 소리가 빗방울을 연상케 한다.

 

  음색은 비가 똑똑 떨어지는 맑은 소리를 피아노로 표현하였다. 리듬은 빗방울 소리가 일정하게 똑같은 길이의 리듬의 반복으로 표현되었다. 가락은 왼손 연주의 같은 음이 계속 반복되어 빗방울을 나타내고 위에 오른손 연주의 높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흐른다. 조성은 장조의 맑고 아름다운 느낌에서 단조의 어둡고 슬픈 느낌이 이어지고 다시 장조의 처음 주제가 반복된다. 셈여림은 빗방울 소리가 일정한 크기로 반복되다가 단조로 조가 바뀐 부분부터 점점 커져서 비가 세차게 내리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장조로 바뀔 때 다시 작아진다.


  전주곡의 기원은 두 가지가 있다. 오르간 연주자들이 성가곡을 연주하기 전 연주할 곡의 음높이와 선법을 성가대원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짧게 즉흥적으로 연주했다는 것과 류트 등의 악기의 조율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짧게 연주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쇼팽의 전주곡 op.28>은 과거의 전주곡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곡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성격 소품(Character piece)의 형태를 갖고 있다. 이러한 쇼팽의 새로운 개념의 전주곡은 후대의 작곡가 드뷔시, 스크리아빈,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메시앙의 전주곡에 영향을 끼쳐 전주곡이 더욱 자유롭고 독립적인 악곡으로 발전하게 하였다.

 

 감상하기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Maurizio Pollini(1942-2024)의 연주로 감상해 보시라. 필자는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대한민국에 대지를 촉촉히 적히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으로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감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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