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마술피리와 프리메이슨, 그 상징은 언제부터 읽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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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Die Zauberflöte) 한눈에 보기

  •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 대본: 에마누엘 시카네더(Emanuel Schikaneder)
  • 장르: 징슈필(Singspiel), 독창·합창에 대화 대사가 섞인 독일어 오페라
  • 작품번호: K. 620
  • 작곡 기간: 1791년 3월~9월
  • 초연: 1791년 9월 30일, 빈 비덴 극장(Theater auf der Wieden)
  • 막 구성: 2막
  • 주요 아리아: 〈오 두려워 말거라〉(O zittre nicht), 〈지옥의 복수심이〉(Der Hölle Rache)
  • 감상 포인트: 서곡의 세 화음, 밤의 여왕 두 아리아, 파파게노의 마법 종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동화처럼 시작해서 어느 순간 철학 드라마로 바뀝니다. 밤의 여왕 아리아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페라를 따라다니는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프리메이슨 오페라라는 말입니다. 이 글은 줄거리와 아리아를 짚은 뒤, 그 말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해석인지를 갈라 봅니다.

마술피리 초연, 1791년 비덴 극장에서

1791년은 모차르트 생애의 마지막 해였습니다. 그해 그는 궁정극장이 아닌 빈 교외의 민중극장을 위해 독일어 징슈필을 썼습니다. 왜 그 무대였고 왜 독일어였는지는 돈의 문제와 얽혀 있습니다. 그 경위는 모차르트 통장으로 본 음악 경제학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 자체를 봅니다.

마술피리 1791년 원본 대본 표지
1791년 원본 대본 표지. 표지에 적힌 것은 작곡가가 아니라 대본을 쓴 시카네더의 이름과 극장 이름입니다.

초연은 1791년 9월 30일 금요일이었습니다. 그날 포스터에 적힌 배역은 이렇습니다. 자라스트로는 게를, 타미노는 샤크였습니다. 밤의 여왕은 호퍼 부인, 파미나는 고틀리프 양이었습니다. 파파게노는 시카네더 본인이 맡았습니다. 밤의 여왕을 부른 호퍼 부인은 모차르트의 처형인 요제파 호퍼입니다.

모차르트가 초연을 직접 이끈 것은 맞습니다. 다만 끝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가 지휘대에 선 것은 첫 두 회뿐이고, 그 뒤로는 극장 오케스트라의 정단장 요한 밥티스트 헨네베르크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이끄는 방식은 오늘날과 달랐습니다. 지휘봉이 아니라 건반악기 앞에 앉아 함께 연주하며 통솔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초연 시점의 비평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활자로 나온 가장 이른 보도는 열흘쯤 뒤 뮌헨의 한 신문에 실린 짧은 기사입니다. 비평이 없다고 반응까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극장은 찼고, 이 작품은 이듬해 11월에 100회 공연을 넘겼습니다. 빈 밖에서 처음 오른 것은 1792년 9월, 오늘의 우크라이나 리비우에 해당하는 렘베르크에서였습니다.

모차르트 본인의 반응도 남아 있습니다. 초연 일주일 뒤, 바덴에 가 있던 아내 콘스탄체에게 그는 방금 오페라에서 돌아왔으며 극장이 여전히 만원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날 앙코르된 곡목까지 적어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를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조용한 인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편지는 후대의 한 전기가 옮긴 것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는 거의 매일 밤 자기 오페라를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두 달여 뒤인 12월 5일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술피리 줄거리와 선악 역전 구조

〈마술피리〉는 1막과 2막 사이에 선인과 악인이 통째로 뒤바뀝니다. 이 역전은 대본의 실수가 아니라 작품의 설계입니다. 처음 보는 분이 줄거리가 헷갈린다고 느끼는 것은 이 뒤집기 때문입니다.

1막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왕자 타미노(Tamino)가 거대한 뱀에게 쫓기다 기절합니다. 그를 구한 것은 밤의 여왕(Königin der Nacht)의 시녀들입니다. 깨어난 타미노 앞에 밤의 여왕이 나타나 울며 호소합니다. 악의 마법사 자라스트로(Sarastro)가 내 딸 파미나(Pamina)를 납치해 갔으니 구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술 피리를 건넵니다. 이 시점에서 관객의 눈에 밤의 여왕은 피해자 어머니이고 자라스트로는 악당입니다.

2막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자라스트로의 신전에 도착한 타미노는 사제에게 진실을 듣습니다. 자라스트로는 악마가 아니라 이성과 지혜의 신전을 지키는 제사장이었습니다. 파미나를 데려온 것도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반면 밤의 여왕은 파미나에게 단검을 쥐어 주며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인물 역할 상징 목소리
타미노(Tamino) 탐구하는 왕자, 주인공 지혜를 향한 입문자 서정 테너
파미나(Pamina) 타미노의 연인, 밤의 여왕의 딸 인도자, 사랑의 힘 소프라노
밤의 여왕(Königin der Nacht) 1막 피해자 어머니 → 2막 악인 어둠·비이성·집착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자라스트로(Sarastro) 1막 악당 → 2막 지혜로운 제사장 이성·빛·계몽 베이스
파파게노(Papageno) 새 잡이꾼, 타미노의 동행 세속적 욕망, 순수한 인간미 바리톤

이 역전을 이해하는 열쇠는 입문이라는 개념입니다. 타미노의 여정은 구출 임무가 아닙니다. 그는 무지와 두려움에서 출발해 시련을 통과하며 지혜를 얻어 갑니다. 밤의 여왕이 처음에 선인처럼 보이는 것은, 입문하기 전의 타미노가 어둠의 논리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의 여왕, 악인인가 어머니인가

이 작품에서 가장 복잡한 인물은 밤의 여왕입니다. 단순한 악당이라기에는 내면이 겹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겹침은 음악 안에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모리츠 폰 슈빈트가 그린 밤의 여왕 벽화용 스케치
모리츠 폰 슈빈트가 그린 밤의 여왕 벽화용 스케치. 인물이 별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밤의 여왕은 전체에서 두 번 무대에 나와 아리아를 부릅니다. 두 곡은 음악적 성격이 전혀 다르고, 그 차이가 인물 변화의 단서입니다.

1막 아리아 〈오 두려워 말거라〉(O zittre nicht)는 내림나장조를 중심으로 갑니다. 느리고 서정적인 도입부에서 그는 딸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슬픔을 노래합니다. 음악만 들으면 가련한 여인의 탄식으로 들립니다. 모차르트는 이 호소가 타미노와 관객을 함께 속이도록 설계했습니다.

2막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Der Hölle Rache)는 라단조로 바뀝니다. 조성 자체가 밝은 쪽에서 어두운 쪽으로 옮겨 간 것입니다. 음역도 극단으로 치달아 최고음 F6에 이릅니다. 그런데 그 높은 음을 길게 늘이지 않습니다. 짧게 끊어 찍는 스타카토(staccato, 음을 짧게 끊어 부르는 기법)로 처리합니다. 고음을 길게 끄는 것보다 끊어 찍는 쪽이 어렵습니다.

🎵 밤의 여왕 두 아리아 비교

  • 1막: 〈오 두려워 말거라〉(O zittre nicht), 내림나장조, 서정적, 피해자 어머니
  • 2막: 〈지옥의 복수심이〉(Der Hölle Rache), 라단조, 콜로라투라, 최고음 F6, 살인 명령자

조성이 장조에서 단조로 옮겨 가는 지점과 인물의 정체가 드러나는 지점이 겹칩니다. 두 아리아의 첫 20초씩만 이어서 틀어 보면 그 이동이 귀로 잡힙니다.

한편 밤의 여왕을 단순한 악인으로 보는 것을 재고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그의 분노는 딸을 빼앗긴 어머니의 절망에서 시작합니다. 자라스트로의 세계가 지닌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저항으로 읽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막에서 파미나에게 던지는 대사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목소리를 듣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관점이 지배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단일한 악당 서사보다 읽을 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프리메이슨 상징이라는 읽기는 언제 생겼나

〈마술피리〉를 두고 프리메이슨 오페라라는 말이 늘 따라옵니다. 이 말을 다루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사실과 해석을 갈라 놓는 것입니다. 확인되는 사실부터 보겠습니다.

모차르트는 1784년 12월 14일에 입단했습니다. 빈의 프리메이슨 지부 자선(Zur Wohltätigkeit)이었고 처음 단계는 도제였습니다. 이듬해 1월 7일 준회원이 되었고 마스터 단계에는 그 직후에 올랐습니다. 생애 마지막 7년 동안 프리메이슨은 그의 생활 안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문서로 남은 사실입니다.

대본에서 셋이라는 숫자가 거듭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세 명의 시녀, 세 명의 소년 정령, 세 번의 시련, 세 개의 문이 있습니다. 세어 보면 확인됩니다. 서곡이 금관의 세 화음으로 시작하는 것도 들으면 확인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사실들을 하나의 상징 체계로 묶어 이 오페라를 프리메이슨 오페라라 부르는 읽기는 언제 생겼을까요.

답은 초연으로부터 60년쯤 뒤입니다. 그런 읽기는 1850년대와 60년대에 비로소 시작됐습니다. 레오폴트 폰 존라이트너와 게오르크 다우머가 그 길을 열었습니다. 모차르트의 첫 본격 전기를 쓴 오토 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전까지 이 대본에 대한 가장 이른 해석들은 정치적인 것이었습니다. 초연 후 10년 안에 나타난 프리메이슨 관련 기술은 두 건뿐입니다. 그것도 일화적이었고 모차르트나 시카네더, 심지어 빈과도 연관이 없었습니다.

이 정리는 2007년에 한 캐나다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내놓은 것입니다. 같은 논문은 이 읽기가 한 세기 뒤에 다시 세워졌다고도 적습니다. 프랑스 음악학자 자크 샤이이(Jacques Chailley)가 1968년에 그 일을 했습니다. 그는 악보의 화성과 리듬과 조성 거의 모든 요소가 프리메이슨 상징 체계와 연결된다고 보았습니다.

반대편에는 미국 음악학자 데이비드 뷰크(David J. Buch)가 있습니다. 그는 2004년 논문에서 알려진 프리메이슨 암시 여럿을 하나씩 반박했습니다. 그가 제시하는 1차 맥락은 상징 암호가 아니라 극장입니다. 시카네더 극단은 그 무렵 요정과 마법을 다룬 오페라를 연달아 올리고 있었고, 〈마술피리〉는 그 계보의 연장이라는 것입니다.

대본의 출처를 보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됩니다. 학자들이 드는 갈래는 여럿입니다. 장 테라송의 소설 세토스의 생애, 이그나츠 폰 보른이 쓴 이집트 신비에 관한 논고, 중세 로맨스 이뱅이 자주 거론됩니다. 여기에 시카네더 극단이 이미 올린 〈오베론〉 각색과 〈현자의 돌〉이 더해집니다. 파파게노는 빈 대중극장의 어릿광대 전통에서 곧장 걸어 나온 인물입니다.

개별 상징의 근거도 급이 다릅니다. 서곡의 세 화음이 프리메이슨이 지부 문을 두드릴 때 쓰는 신호와 같은 패턴이라는 서술은 널리 반복됩니다. 그런데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당대 의례 문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내림마장조의 조표에 플랫이 셋이라 숫자 3과 연결된다는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주 인용되지만 그 연결을 처음 세운 문헌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셋이라는 숫자가 대본에 거듭 나오는 것은 세면 되는 일이고, 그것이 프리메이슨을 가리킨다는 것은 읽는 일입니다. 두 가지는 급이 다릅니다.

정치적 통설 하나도 함께 정리해 두겠습니다. 당시 재위 중이던 레오폴트 2세가 프리메이슨을 탄압하고 있었고 이 오페라가 거기에 저항했다는 이야기가 돕니다. 근거가 약합니다. 레오폴트 2세는 오히려 프리메이슨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부 대탄압은 그가 죽은 뒤 후계자 프란츠 2세 치하에서 벌어졌습니다. 시점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1793년에 빈의 마지막 두 지부가 불을 껐다는 기술이 있습니다. 1794년 자진 폐쇄와 1795년 1월의 공식 금지로 적는 자료도 있습니다.

1791년의 오스트리아 프리메이슨이 위축돼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원인이 다릅니다. 1785년 12월 요제프 2세가 내린 칙령이 지부 수를 강제로 통폐합했습니다. 모차르트의 지부도 그때 다른 지부와 합쳐졌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가 겹쳤습니다. 빈 프리메이슨의 핵심 인물이던 이그나츠 폰 보른이 1791년 7월 24일에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초연 두 달 전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프리메이슨의 영향이 이 작품에 있다는 데는 지금도 대체로 동의가 있습니다. 다만 그 영향이 작품 전체를 설명하는 열쇠인지는 열린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만든 것은 모차르트의 동시대가 아니라 19세기 중반의 독자들이었습니다. 이 오페라를 들을 때 셋을 세는 일과, 그 셋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마술피리 주요 아리아 감상 가이드

처음 접하는 분을 위해 대표 아리아 넷을 짚어 두겠습니다.

〈오 두려워 말거라〉(O zittre nicht, mein lieber Sohn), 1막, 밤의 여왕
밤의 여왕이 타미노에게 파미나를 구해 달라고 호소하는 곡입니다. 느린 레치타티보(recitativo, 말하듯 부르는 선율 낭독)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빠른 콜로라투라로 넘어갑니다. 슬픈 선율 안에 연약함을 가장한 조작이 들어 있어, 작품 전체의 복선 노릇을 합니다.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Der Hö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 2막, 밤의 여왕
라단조로 시작해 음역이 계속 올라갑니다. 최고음 F6에서 스타카토 음형이 반복되는 대목이 이 곡의 고비입니다. 자라스트로를 죽이지 않으면 다시는 내 딸이 아니라는 저주의 가사와 맞물립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Dies Bildnis ist bezaubernd schön), 1막, 타미노
파미나의 초상화를 받은 타미노가 사랑에 빠지며 부르는 서정 아리아입니다. 맑고 투명한 테너 선율이라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분께 진입점으로 권할 만합니다.

〈파파파〉(Pa-pa-pa),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새 잡이꾼 파파게노와 그의 짝이 부르는 이중창입니다. 진지한 계몽 드라마 사이에서 숨을 고르는 자리입니다. 파파게노는 지혜나 미덕보다 좋은 짝을 원하는 인물인데, 그 단순한 솔직함이 오히려 관객을 웃게 합니다.

파파게노 캐릭터 삽화, 밤의 여왕과 대비되는 코믹 인물
18세기 삽화 속 파파게노. 온몸에 새 깃털을 두르고 등에 새장을 졌습니다.

마술피리에서 소리로 확인되는 것들

앞 절에서 사실과 읽기를 갈랐습니다. 이번에는 음반을 틀면 그 자리에서 확인되는 것 셋을 짚어 두겠습니다.

서곡의 세 화음입니다. 서곡은 나머지가 다 완성된 뒤 마지막에 작곡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가장 늦게 쓴 부분이 작품 전체의 문패 노릇을 합니다. 그 서곡은 금관의 장중한 세 화음으로 열립니다. 곧 아다지오를 지나 빠른 푸가로 넘어갑니다. 같은 화음이 2막에서 다시 돌아옵니다. 서곡 첫 20초만 들으면 화음이 몇 번 울리는지 셀 수 있습니다.

파파게노의 마법 종은 사라진 악기입니다. 모차르트가 악보에 지정한 것은 스트로멘토 다차이오(stromento d’acciaio), 곧 강철 악기입니다. 그런데 그 악기는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건반이 달린 글로켄슈필이었을 것으로 보고, 실제 공연에서는 대개 첼레스타로 대신합니다. 여기서 따라오는 결론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듣는 그 종소리는 모차르트가 들은 소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파파게노가 종을 울리는 대목에서 그 음색이 무엇으로 연주되는지 들어 보면 음반마다 다릅니다.

사라스트로의 트롬본입니다. 이 작품의 편성에는 트롬본이 셋 들어 있습니다. 알토와 테너와 베이스입니다. 찰스 로젠은 이 오페라의 관현악을 두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화려함이 역설적으로 절약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효과 하나하나가 한 번의 극적인 일격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가 그 예로 든 것이 파파게노의 휘파람, 밤의 여왕의 콜로라투라, 종, 그리고 사라스트로의 트롬본입니다. 낮고 두꺼운 금관이 언제 들어오는지 귀에 잡아 두면 그 일격들이 구별됩니다.

마술피리를 처음 만나는 분들께

〈마술피리〉는 오페라 입문자에게 자주 권해지는 작품입니다. 노래 사이에 말로 하는 대사가 들어가는 징슈필이라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동화적인 무대와 친근한 선율도 낯선 감각을 빠르게 넘겨 줍니다.

처음 보실 때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1막에서 믿은 것을 2막에서 의심하게 되는 경험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그 혼란이 이 오페라가 주려는 것입니다. 둘째, 밤의 여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두 곡 사이에서 조성이 장조에서 단조로 옮겨 갑니다. 셋째, 파파게노가 나올 때는 긴장을 풀어도 됩니다. 모차르트는 진지함과 유머를 번갈아 배치했습니다.

💡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확인

  1. 서곡 첫 20초를 듣고 금관 화음이 몇 번 울리는지 세어 보세요. 이 부분이 전곡 중 가장 늦게 작곡된 대목입니다.
  2. 밤의 여왕의 두 아리아를 첫 20초씩만 이어서 들어 보세요. 조성이 어느 쪽으로 옮겨 갔는지 잡힙니다.
  3. 파파게노의 종이 울리는 대목에서 그 음색을 기억해 두세요. 다른 음반에서 같은 자리를 들으면 소리가 다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술피리가 프리메이슨 오페라라는 말은 어디까지 사실인가요?

사실과 해석을 갈라야 합니다. 모차르트가 1784년에 입단한 것, 대본에 셋이라는 숫자가 거듭 나오는 것, 서곡이 세 화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을 하나의 프리메이슨 상징 체계로 묶어 읽는 방식은 초연 60년 뒤인 1850~60년대에 시작됐습니다. 초연 후 10년 안에 나온 프리메이슨 관련 기술 두 건은 일화적이었고 모차르트나 시카네더, 빈과 연관이 없었습니다.

Q. 레오폴트 2세 황제가 프리메이슨을 탄압해서 마술피리가 저항한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레오폴트 2세는 프리메이슨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부 대탄압은 그가 죽은 뒤 후계자 프란츠 2세 치하에서 벌어졌습니다. 1791년의 위축은 6년 전 요제프 2세의 지부 통폐합령과 핵심 인물 이그나츠 폰 보른의 사망이 겹친 여파에 가깝습니다.

Q. 대본은 어디서 온 이야기인가요?

학자들은 여러 갈래를 듭니다. 장 테라송의 소설 세토스의 생애, 이그나츠 폰 보른이 쓴 이집트 신비에 관한 논고, 중세 로맨스 이뱅이 자주 거론됩니다. 그리고 시카네더 극단이 그 무렵 연달아 올리던 요정 오페라 계보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파파게노는 빈 대중극장의 어릿광대 전통에서 왔습니다.

Q. 1791년 초연에서 밤의 여왕 역을 부른 가수는 누구였나요?

모차르트의 처형 요제파 호퍼였습니다. 같은 날 포스터에 파미나는 안나 고틀리프, 파파게노는 시카네더 본인으로 적혀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첫 두 회만 직접 이끌었고, 그 뒤로는 극장 오케스트라의 정단장 요한 밥티스트 헨네베르크가 맡았습니다.

Q. 모차르트는 초연에서 지휘봉을 들고 지휘했나요?

지휘봉을 쓰는 근대적 지휘법은 19세기에야 자리 잡았습니다. 18세기 말에는 작곡가가 건반악기 앞에 앉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방식이 관행이었습니다. 모차르트도 이 방식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마술피리〉는 독일어 오페라가 대중 오락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 준 작품입니다. 동화처럼 보이는 표면 아래에 이성과 사랑과 시련이라는 계몽주의의 주제가 흐릅니다. 그리고 그 표면 위에는 지난 두 세기 동안 사람들이 계속 새 이름을 붙여 온 기호들이 놓여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이 오페라는 서곡의 세 화음에서 시작합니다. 다음에 이 곡을 트실 때는 그 화음부터 세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모차르트의 다른 작품이 궁금하신 분께는 다시채 블로그의 모차르트 시리즈를 함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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