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오즈의 생애와 작품

  낭만주의 시대의 분위기를 조성한 많은 혁신적인 음악을 시도한 베를리오즈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1869)는 1803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12살 때 플루트, 클라리넷, 기타 등을 배웠다. 하지만 피아노를 칠 줄은 몰랐다. 아버지가 의사가 되라고 해서 17살 때 파리의 의대에 입학하였으나, 어렸을 때부터 열정을 가졌던 음악을 버리지 못해 23살 때 파리음악원에 입학하게 된다. 

 4년 만에 졸업 작품을 작곡해 로마대상을 받고 로마로 유학을 가게 되며 음악에 매진하게 된다. 1600년대 초기부터 세계음악의 무대는 이탈리아로 옮겨지고 바하, 헨델 활동 후에는 독일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음악의 중심이 넘어가는 시기에 쟝 필립 라모라는 작곡가가 세게 최초로 화성학 책을 쓰는데, 이로부터 100년 후 베를리오즈는 악기의 특징, 악기가 해낼 수 있는 역할, 악기를 관현악에서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가에 대한 관현악법에 대한 책을 쓰게 된다. 

베를리오즈의 모습(출처: oae.co.uk)

  1827년에 영국 극단이 상영하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출연한 주연 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이라는 여배우에게 반해 프로포즈를 하지만 거절당하고 좌절을 한다. 그래서 아편에 취한 예술가의 고뇌, 예술가의 꿈에서 본 이야기, 즉, 꿈에서 그 여자를 죽이는 내용의 [환상교향곡]을 작곡하게 된다. 

  제목부터 낭만적인 [환상교향곡]의 1악장은 꿈과 열정, 2악장은 무도회, 3악장은 전원풍경, 4악장은 단두대로 가는 행진, 5악장은 마녀들의 밤축제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은 클라리넷이 나올 때마다 여자가 등장하는데 여자를 나타내는 선율, 즉 고정 동기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2악장에서는 하프가 나오고, 3악장에서는 잉글리쉬 호른과 오보에가 등장해 대화하듯 연주한다. 4악장에서는 타악기를 사용하며, 5악장에서는 뛰어다니는 해골들, 밤의 으스스함 등을 글리싼도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종소리도 나오는데, 이는 레퀴엠에 나오는 진혼미사, 즉 신앙적 종교적 위로, 불행하게 사랑하다 간 이들의 위로를 담고 있다. 환상교향곡은 베를리오즈의 실력이 보이는 음악이다. 

 그 다음으로 작곡한 교향곡은 파가니니가 권유하여 작곡한 [이탈리아의 해럴드]인데, 4악장으로 순환적 주제가 사용되는 작품이다. 또한 베를리오즈가 극적 교향곡이라 불렀던 [로미오와 줄리엣]과 7월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위촉받은 3악장의 [장송과 승리]의 대 교향곡이 있다. 

  베를리오즈는 성악곡에서도 관현악 분야만큼 대규모 형식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였다. 진혼곡과 테 데움 역시 웅대한 규모로 착상되었으며, 최근에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의 대표적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 역시 관현악과 성악이 조화를 이룬다. 또한 그리스도의 어린 시절이라는 작품은 부드럽고 다정하며, 독창곡들에서는 프랑스적인 맑고 우아함, 섬세함이 가득 배어 있다. 가곡집으로 여름밤이 있고, 합창곡으로는 파우스트의 겁벌, 칸타타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이 있다.

  극작품으로는 6개의 서곡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로마의 사육제]이다. 극음악은 공연하려면 사람과 돈이 많이 들어가며, 이런 대규모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 완성도가 대단하냐 하면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에, 극음악 작곡가들은 오래 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베를리오즈도 벤베누토첼리니(Benvenuto Cellini)의 상연 실패로 파리에서 활동 무대를 잃고 연주여행을 하게 된다. 베를리오즈는 생애 말년 건강이 나빠진 데다 프랑스에서 자신의 음악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주 고통스러워 했고, 부인과 아들을 먼저 보내고 65세의 나이로 파리에서 사망했다.